"댄싱섀도우' 대본 쓴 세계적 극작가 도르프만 방한

"故차범석의 혼 담긴 연극 '산불' 뮤지컬로 승화돼 세계로 뻗어갈것"


“고(故) 차범석 작가는 우리와 함께하지 못하지만 그의 혼이 숨쉬는 연극 ‘산불’은 뮤지컬로 승화돼 세계로 뻗어나갈겁니다.” 오는 8일 첫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댄싱섀도우’의 대본을 쓴 칠레 출신의 세계적인 극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사진)이 최근 방한했다. 그는 차범석 작가 1주기를 기념해 국립극단에서 준비한 연극 ‘산불’을 관람하기 위해 일정을 앞당겼다. 뮤지컬 ‘댄싱섀도우’의 원작인 연극 ‘산불’을 관람한 뒤, 그는 “희곡으로는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 우려한 부분이 연극에서는 유머를 가미해 해학적으로 연출됐다”며 “댄싱섀도우 역시 해학적 장면을 풍부히 삽입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도르프만은 뮤지컬 ‘댄싱섀도우’의 각본 제의를 처음 받고, 연극 ‘산불’의 대본을 읽고 깜짝 놀랐다. 주제와 내용이 자신의 전작인 ‘과부(widow)’와 유사했기 때문. 여자들만 남은 마을에서 성격이 뚜렷한 두 여자의 대립과 갈등은 소설 ‘과부’의 창작 모티브다.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걱정도 생겼다. 뮤지컬로 소화하기에는 주제의식이 치열하고 무거워서다. 도르프만은 전체 틀을 완전히 바꿀 수밖에 없었다. 한국전쟁이 배경인 사실주의 연극을 전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우화 형식으로 뜯어고쳤다. 그는 “미국 서부든 아프리카 사막이든 어디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배경과 시대적 차이와 상관없이 동의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하다보니 결론은 우화였다”고 말했다. 도르프만은 작품의 틀을 수정하면서 주제 의식에도 변화를 줬다. 마을 주민의 삶의 터전인 산에 불이 나면서 비극적으로 끝이 나는 연극과 달리 주인공의 생활 터전인 숲에 대한 희망적 메시지를 남긴다. 그는 “차 작가가 작품을 쓸 당시에는 환경오염이 큰 문제가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돼 숲이 파괴되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점을 작품에 반영했다”며 “‘댄싱섀도우’의 공간적 배경인 숲이 어떻게 무대에 오를지는 미리 얘기하지 않을 테니 직접 와서 확인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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