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C·자동차타운 건설… 미래차 연구개발·계열사간 시너지 노려

■ 현대차그룹 한전부지 확보 총력 왜
뚝섬 새사옥 계획 무산에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라
'GBC' 오피스 타워 건설 사업기능별 포스트 재편

현대차그룹이 뚝섬에 지으려다 무산된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조감도.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사무 및 연구개발(R&D) 공간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미래차 연구개발(R&D) 능력을 높이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한편 아시아를 대표하는 '자동차 타운'까지 만들어 차 산업 세계 5위 국가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복안이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조만간 각 계열사로부터 임직원을 선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한전부지 입찰 준비를 본격 시작한다. 한전부지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외 몇몇 업체 가운데 가장 선제적으로 입찰을 준비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것 아니겠냐"면서 "서울 뚝섬에 새 사옥을 지으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한전 부지만이 유일한 대안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를 확보할 경우 우선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라는 초고층 오피스 타워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곳에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등 30개 계열사의 헤드쿼터를 입주시켜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한 그룹 사업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맡긴다. 현재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국내 직원은 1만8,000명이 넘지만 서울 양재동 본사의 최대 수용 인원은 5,000명에 불과해 나머지 상당수 인원들이 외부 사무실을 얻어 근무하는 실정이다.

삼성동에 GBC를 짓는 꿈이 이뤄질 경우 미래차 R&D 역량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다는 것도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 확보에 명운을 건 이유다. 현재 경기 화성 소재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는 1만1,000명이 근무해 포화 상태지만 연구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연구 포스트를 남양과 양재동으로 이원화할 경우 연구 인력을 최대 5,000명 더 채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울 근무를 원하는 국내외 특급 인재를 채용하는 데도 크게 유리해진다. 그룹 관계자는 "공간적 한계에 따라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라면서 "GBC 건축을 통한 사업 기능별 포스트 재편이 절박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삼성동에 GBC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타운'을 조성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본사와 자동차 테마파크, 호텔, 컨벤션, 회의장, 쇼핑센터 등으로 이뤄진 자동차 타운을 만들 경우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관광 진흥과 일자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동 자동차 타운은 제품으로서의 자동차를 넘어, 자동차를 매개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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