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통제 조치로 5주간 문을 닫았던 그리스 증시가 재개장과 동시에 그동안 억눌린 매도세가 터져 나오면서 20% 이상 폭락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전10시30분(한국시각 오후4시30분)에 개장한 아테네 증시는 자본통제 실시 이전 최종 거래일인 지난 6월26일에 비해 23%나 하락한 615.12로 시작했다. 이는 올 들어 최저치로 은행주들이 30% 가까이 급락하면서 폭락을 주도했다.
전날 전문가들은 그리스 증시가 다시 열리면 20% 넘게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애널리스트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그리스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그렉(GREK)'을 근거로 아테네 증시가 재개장하면 20% 가까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그렉은 860억유로(약 110조103억원) 규모의 3차 구제금융 협상 재개 기대감에 지난주 금요일 1.6% 오르기는 했지만 자본통제 실시 전 최종 거래일인 6월26일에 비하면 2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한 아테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재개장일은 힘든 날이 될 것"이라며 "특히 은행주는 자본확충 시기와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2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4대 은행은 예금이탈과 부실채권 급증으로 100억∼250억유로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초반 투매가 나타나도 증시가 곧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판텔라키스증권사의 게오르게 아타나사키스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매수자가 들어올 수 있다"며 "특히 수출기업에 매수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