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외환은행 노조에 잇단 유화 제스처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 강정원행장 밝힌데 이어
"외환고객 유치행위 말라" 전지점에 지침 전달까지

국민銀, 외환은행 노조에 잇단 유화 제스처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 강정원행장 밝힌데 이어"외환고객 유치행위 말라" 전지점에 지침 전달까지 조영훈 기자 dubbcho@sed.co.kr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기에 앞서 연이어 외환은행 노동조합에 대해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강정원 행장이 직접 나서 "인력구조조정이 없다"고 밝힌데다 국민은행 직원의 외환은행 고객 유치행위 근절지침을 전지점에 하달한 바 있다. 이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국민은행의 실사를 거부하도록 투쟁지침을 내리는 등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우선협상자 선정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반발이 거세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강 행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외환은행이나 국민은행 모두 인력구조조정을 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지만 인력구조조정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민은행 인력도 모자란 상태에서 인력을 줄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은행의 외환담당자를 100개 지점에 서너명씩만 배치해도 400~500명이 소화된다"면서 "내가 국민은행에 와서 거짓말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믿어달라"고 덧붙였다. 강 행장은 또 외환은행 인수를 배경으로 외환은행의 자산을 유치하려는 국민은행 일부 직원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일부 직원들이 외환은행이 곧 국민은행이 되니까 미리 자산을 국민은행으로 옮겨도 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 같은 영업행위가 적발되면 인사상의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경영협의회에서 밝혔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정밀실사 과정에서 외환은행 직원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김기홍 국민은행 수석부행장도 "정밀실사 과정에서 외환은행 직원들에 대한 인터뷰나 현장실사는 먼저 실시하지 않고 가장 마지막 단계에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외환은행 노조에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이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다는 점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에 앞서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은 독과점 문제로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 실사를 강행하면 경쟁은행에 정보가 새나가게 된다"면서 인터뷰와 자료제출 거부, 현장실사 불응 등의 방침을 노조원들에게 전달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기도 전에 노조에 끌려다니고 있다"면서 "인수 후 합병 등의 과정에서 무작정 노조의 얘기를 들어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조기에 신청하는 방안을 실무선에서 검토했지만 주식인수계약(SPA) 체결 후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공정위의 심사를 받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을 의식해 SPA 이전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입력시간 : 2006/03/29 17:12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