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플러스] 강세장 온다… 채권보다 주식 비중 늘려라

■ 하반기 투자전략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이정희 한투증권 둔산PB센터 차장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 전략팀장

전문가 한줄 투자 메모


●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선진국 중앙은행 긴축 가능성 낮아 하반기 주식 강세장 예상"

●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물가상승 바탕 기업실적 회복세… 인덱스 펀드보다 액티브 펀드 투자를"

● 김대선 신한금융투자 PWM분당센터 팀장

"박스권 지속 하반기 주식시장 기대 버려라… ELS 등 안정 전략을"

● 이정희 한투증권 둔산PB센터 차장

"7~8월이 주식 비중 확대 적기… 중국 경기지표 주목해야"

●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 전략팀장

"중국 경제규모 대비 지나치게 저평가 하반기 중국시장을 사라"



지난 상반기 국내 증시는 좀처럼 지루한 박스권을 뚫지 못했다. 미국의 경기 회복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정책 등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재료들은 충분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이뤄진 원화 값 절상, 중국 경제의 부진, 국내 기업의 영업실적 부진 등은 국내 주식 시장이 모처럼 찾아온 글로벌 경기 회복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게 했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경기 회복세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이르면 10월께로 예상되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종료 이후에도 당장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유럽 역시 하반기엔 자산매입(ABS) 등 보다 적극적인 양적 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국내 주식 시장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외 환경을 고려해 올 하반기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채권의 비중은 줄이고 주식 비중을 늘리되 미국·유럽·중국 등 하반기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투자도 선별적으로 접근해 볼 것으로 권했다. 주요 증권사들을 대표하는 자산관리 전문가들로부터 하반기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하반기엔 강세장 예상...주식 투자 늘리고 채권비중은 줄여라=지난 상반기 국내 주식 시장은 박스권 장세가 줄곧 이어졌지만 그래도 전문가들이 하반기에 유망한 분야로 꼽은 것은 채권보다는 주식이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 하반기 안에 미국·유럽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이는 저금리 환경이 계속된다는 뜻으로 국내 주식 시장엔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의 경우 한국만 하더라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7% 내외로 금리 레벨이 매우 낮다"면서 "금리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금리가 낮으면 채권 가격이 올라서 이익이지만 새롭게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금리가 오른 환경이 돼야 투자 매력도가 생길 것이란 얘기다. 김 팀장은 올 하반기에 주식과 채권의 적절한 투자 비율로 7대3을 제시했다.

국내 물가 상승이 기업실적 회복으로 이어져 올 하반기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지난 3년간 하락세였던 물가가 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하반기엔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물가가 오르면 기업의 제품가격도 올라 기업 이익도 하강 트렌드에서 벗어나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미국에 이어 유럽 쪽도 올해부터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수출 기업 비중이 높은 상장사들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3분기 안에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뚫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 팀장은 올 하반기에 주식 투자 비중을 80%, 채권 투자비중은 20%를 가져갈 것을 권했다.

이정희 한국투자증권 둔산 PB센터 차장은 "줄곧 하향됐던 국내 기업의 이익 추정치에 비해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3분기 중에 코스피가 저점을 찍고 우상향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 유망한 국내 주식투자 상품은=하반기 채권보다 주식이 유망할 것이란 시각은 대체적으로 일치했지만 구체적인 투자 상품에 대해 묻자 다소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이정희 차장은 "3분기 증시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소형 가치주보다는 지수와 연동하는 대형주가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형주 펀드 중에서 최근 1~2년 코스피 수익률을 웃돈 대형주 펀드를 고를 필요가 있다"면서 '트러스톤 칭키즈칸 펀드'와 'KB밸류포커스'를 추천했다. 지난 5월 30일 기준 1년 수익률은 트러스톤 칭키즈칸이 5.92%, KB밸류포커스가 3.08%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 전략팀장은 가치 배당주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오 팀장은 "최근 내정된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부동산 살리기와 함께 강조하는 것이 기업이 어떻게 하면 배당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라면서 "배당주 펀드에 대한 비과세 정책 등 가치 배당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 팀장은 '신영밸류고배당주식형 펀드'와 '한국밸류 10년투자배당펀드' 등을 추천했다.

오승훈 팀장은 "하반기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 코스피 지수를 충종하는 기존의 인덱스 상품보다 엑티브 펀드의 성과가 개선될 것"이라면서 "특히 이익 회복이 뚜렷한 철강, 화학, 은행 등 경기민감 섹터가 많이 포함된 주식형 펀드가 유망할 것"이라고 권했다.

김대선 신한금융투자 PWM 분당센터 PB팀장은 하반기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주식형 펀드보다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전략을 펼 것을 강조했다. 김 팀장은 "코스피가 횡보하는 애매한 구간에서는 ELS 쪽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면서 "주식이나 펀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지수가 1,950포인트 밑으로 내려갈 때 매수 타이밍으로 삼는 게 적절하다"고 봤다.

김학균 팀장은 ELS보다는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주식형 펀드를 권했다. 김 팀장은 "박스권이 지난 3년간 지속됐기 때문에 위든 아래든 방향성을 가질 시기"라면서 "하반기에 한국 주식이 전반적으로 좋아 보이기 때문에 ELS보다는 유망 종목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전했다.

◇ 해외 증시는 중국이 유망=글로벌 경기가 회복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투자전략을 세울 때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에는 주식 직접투자를 피하는 대신 유럽 쪽 비중은 늘릴 것을 주문했다. 특히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중국 시장의 경우 하반기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운수 팀장은 "중국은 부동산 버블, 그림자 금융 등 경제 구조개혁을 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기 때문에 하반기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현 시점에서 중국 주가가 경제 규모에 비해 매우 싸다는 점 또한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 자본시장도 덩달아 커지기 마련인데 중국은 GDP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39%로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중국의 시스템 리스크를 반영하더라도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GDP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미국이 130%, 우리나라는 70~80%선이다.

김학균 팀장 역시 "중국의 자산 가격은 실물 경제에 비해 더 떨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경제는 당장 회복되지 않더라도 중국 주식시장은 올 하반기에 바닥을 다져갈 확률이 높다. 적립식 주식형 펀드와 같이 중장기 관점에서 중국 시장을 사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권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