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인 ‘북방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현대그룹은 “최근 러시아의 인더스트리얼인베스터스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는 앞으로 러시아 등 북방지역에서 에너지자원 개발사업과 신항만 등 인프라 개발사업, 해운 및 물류 부문, 상호 지분보유를 통한 협력 강화 등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은 일찍이 ‘북방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난 1980년대 말 한ㆍ러 직항로 개설에 합의하고 시베리아 산림개발을 추진하는 등 의욕을 불태웠다”며 “이번 MOU 체결은 현정은 회장이 고인의 유지를 이어받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더스트리얼인베스터스그룹은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의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러시아 투자그룹으로 운송전문그룹인 페스코(FESCO), 에너지 기업인 솔라에너지(Solar Energy), 항공로 개설 및 기반시설 구축사업을 하는 덱스터(Dexter)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이미 1991년부터 페스코사와 한ㆍ러 컨테이너선 정기 항로를 공동 운항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외에도 최근 카자흐스탄 지역에 현대증권 지점을 개설하는 등 러시아 및 CIS 시장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만약 현대건설을 인수한다면 기존 현대아산의 건설 부문과 함께 러시아 및 CIS 지역의 에너지 개발, 인프라 개발 시장 등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추상적으로만 진행돼오던 사업이 보다 현실화ㆍ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