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상식] 잇몸이 예쁜 보철치료

앞니는 그 사람의 첫 인상과 깊은 관계가 있다. 특히 치과의사는 앞니를 보고 인상을 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치과의사가 점쟁이라는 것이 아니라 앞니가 거의 성격을 지배한다는 하나의 반증이기도 하다. 어떤 원인으로 앞니를 다친 것도 억울한데 치료를 해도 제 모양대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불행한 일이다. 기술이 덜 발달되었을 적에는 앞니에 금테를 둘러 씌워주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다른 사람에게 금 테두리가 보이는 한계가 있었다. 잇몸과 잘 적합되질 않아 금속과 치아 사이 경계부는 벌어지고 경계부의 잇몸이 시커멓기도 하고, 충치가 생겨 결국 앞니를 빼고 틀니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70년대부터 앞니 보철법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도재`라고 불리는 재료가 치과보철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 이 재료는 우리가 흔히 알기 쉽게 도자기의 원재료라고 이해하면 된다. 독자들은 `칠보공예`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비슷한 원리를 이용해 합금으로 치아를 씌우고 표면에 높은 온도에서 하얀색 도자기를 발라 구워내어 치아 형태를 만들어 준다. 이 방법으로 앞니가 다쳐도 거의 원상으로, 아니 이전보다 더 예쁜 앞니를 만들어 끼울 수 있게 되었다. 더구나 개인 자연치아의 색깔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 낼 수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대부분 앞니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하나의 큰 단점이 나타났다. 새로 해 넣은 앞니에 햇빛이 반사 되자 도자기 속에 감추어둔 금속 고유의 검은색이 어둡게 나오고 만 것이다. 이런 현상은 특히 얇은 잇몸부위에 많이 나타나고 보철을 해도 어딘지 모르게 잇몸이 검게 죽어 보이는 치명적 단점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치과 의사들은 오랜 시간 재료공학에 투자했고 이제는 잇몸이 죽어 보이지 않는 거의 완벽한 치아의 색깔을 재현할 수 있는 보철법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금속을 제거해버리고 거의 빛의 투과가 자유롭게 일어나도록 세라믹을 이용해 치아를 만드는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이 방법으로 앞니를 하면 경우에 따라 치과의사도 자세히 봐야 보철 여부를 알 수 있다. 앞니를 해 넣은 후 잇몸이 검게 주어 보여 미용상 고민을 해 왔던 많은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직까지 재료가 보편화되지 못해 고가의 보철법이라는 점과 일부 한계 때문에 모든 경우에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앞니 모양이나 색깔로 고민해 왔다면 적극 권해보고 싶은 업그레이드 보철법이다. <이병준ㆍ대한치과의사협회치무이사ㆍ서울 성동구 이병준치과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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