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EU 등 반덤핑 규정 불합리/국제기구제소 등 제목소리 찾아야최근의 국제통상·무역을 둘러싼 현안들은 양자차원에서 처리되던 과거와 달리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를 통해 해결되는 경향이 늘고 있으나 우리는 아직 이같은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경련은 20일 발표한 「5극(한국, 미국, 일본, EU, 중국)통상현안과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WTO가 출범한지 불과 2년 남짓한 기간에 이미 60건 이상의 분쟁제소가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5건은 한국이 피소된 사례인데도 우리는 상대국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아직 단 한건도 제소하지 않는 등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이 보고서에서 미국은 한국에 대해 농수산물과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높은 관세를 물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작 미국은 한국산 컬러TV와 D램, 철강 등 17개 품목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반덤핑 규정과 관행은 제소자격의 요건과 국내산업 지원여부에 대한 판정에서 자의적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우루과이라운드 이행법안에 명시된 규정을 어기고 첨단제품의 개발초기에 원가이하 판매를 인정치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도 한국산 CD롬 드라이브의 세번분류를 변경, 관세를 3.9%에서 14%로 올리고 불합리한 반덤핑 규정 및 관행 등을 이용, D램 등 15건에 대해 규제를 하고 있고 전자레인지 등 7건을 조사중이다. 일본은 쌍무쿼터를 통해 견연사, 견직물 등의 수입을 수량제한하고 있으며 어류, 오징어, 해초류 등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국별쿼터를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UR 타결 후 일본의 공산품 평균관세율은 1.9%로 낮아졌으나 한국상품에 대해서는 평균 5.6%의 높은 관세를 물리고 있으며 계속적으로 수입하는 김치에 대해서도 식품검사를 실시하고 검사료를 물리는 등 기준인증과 조세제도 등에서 무역장벽을 쌓고 있다.
전경련은 이와관련, 지금까지 수동적·방어적 자세에서 벗어나 무역분쟁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5극은 인구의 경우 세계 전체의 35%, 국내총생산(GDP) 77%, 교역량은 60% 이상에 달해 이들 지역이 세계경제와 통상환경변화를 주도, 이들간의 통상현안이 세계적 이슈라고 평가했다.<민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