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라는 자리는 나쁜 마음만 먹는다면 눈을 크게 떠도 돈이 생기고 눈을 감아도 돈이 생기는 자리이다. 도장을 찍업줌으로써 돈이 생기는 자리이며 또 도장을 안찍어줌으로서 돈이 생기는 자리이다.공무원을 싸잡아서 헐뜯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나쁜 마음을 먹기만 한다면 부정한 돈이 절로 생기는 자리라는 것을 말할 따름이다. 공무원이 눈을 크게 뜨면 왜 돈이 생길까? 우리 주변엔 알게 모르게 법을 어기고 있는 사례가 너무 많다. 공무원이 눈을 뜨게되면 법을 어기고 있는 그런 사례는 낱낱이 적발과 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공무원이 눈뜨는 시늉만해도 법을 어기고 있는 사람들은 오금이 저린다. 오금이 저린 나머지 공무원이 눈 뜨지 못하게시리 검은 돈으로 풀칠 하려든다. 불행하게도 공무원의 뜬 눈에 걸려 들었을 때엔 눈을감아 못본 것으로 만들기 위해 또 돈으로 풀칠 하려든다. 예외는 어느 경우에나 다 있다. 법과 규제에도 예외는 있다. 하지 말라는 조항에도 할수 있는 예외조항이 있으며 해야한다는 조항에도 안해도 되는 예외조항이 또 있다. 이런 예외를 인정하고 안하고는 오로지 공무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래서 도장 찍는 값, 도장 안찍는 값이 매겨진다.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자고 한다. 별의별 희안한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옛날 암행어사를 본 뜻것인지 암행감찰반이 공무원의 뒤를 밟으며 책상 서랍을 뒤지고도 있다. 그러나 암행감찰의 수는 적고 감시해야할 공무원의 수는 많다. 공무원을 검은 돈으로 유혹하는 사람은 또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나쁜 마음을 먹은 공무원의 죄는 물론 가볍지 않다. 그러나 공무원을 유혹한 사람의 죄는 이보다 더 무겁다. 또 죄의 무게로 따진다면 공무원을 유혹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법과 규제의 죄가 더 무겁다. 너무나 촘촘하고 많은 경우 도저히 다 지킬 수 없게 짜여진 것이 법과 규제의 현실이다. 죄인 아닌 죄인을 양산하고 있다. 그런 죄 아닌 죄가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 불필요하거나 비현실적인 규제를 찾아내어 철폐하는 것이 공무원 비리를 없애는 길이자 민생의 숨통을 트는 길도 된다. 찾아보면 남겨 두어야 할 규제보다 없애야할 규제가 더 많다는 것을 알게된다. /鄭泰成(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