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월드컵 재송신료를 둘러싼 사업자들 간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Black Outㆍ송출중단) 사태까지 발생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11일 성명서를 통해 "지상파 3사가 국민 관심행사 중계방송의 재송신 대가에 관해서는 별도 합의한다는 조항이 있다며, 월드컵 재송신료 요구가 합당하다고 주장 하지만 이 가운데 대가에 대한 언급은 계약서 어디에도 없다"며 계약 문구를 허위로 발표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지난달 유료방송사업자들에 월드컵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가로 추가 재송신료를 요구했다. 국민 관심 행사 중계방송의 재송신 대가에 관해서는 별도 협의한다는 계약서상 조항에 따라 이미 가입자당 월 280원의 재전송 사용대가(CPS)를 받고 있지만 올림픽·월드컵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키로 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케이블TV방송협회 측은 "브라질 월드컵에 대해 추가로 대가 지불을 요구하는 것은 지상파의 탐욕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시장예측을 잘못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고액으로 구매했다면 스스로 책임지고 극복해야지 유료방송사들을 압박해 중계권 비용을 충당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지상파 측은 브라질 월드컵 중계권료 상승을 지상파 방송사 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만큼, 유료방송사업자도 국민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들은 사업자 간 공방이 극에 달하고 있지만 개입할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상파의 요구가 통과되면 앞으로 스포츠 빅 이벤트마다 별도의 재송신료를 요구하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국민들이 추가 부담 없이 지상파 방송을 안정적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재송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