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강세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9월말로 1차 은행권 구조조정이 마감되면서 추가적인 부실은행 퇴출없이 정부지원이 본격화됐다는 점과 정부의 은행 동일인 보유한도 확대 또는 폐지를 통한 본격적인 「은행 주인찾아주기」가 시작됐다는 점이 은행주 급등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는 최근 금리급락으로 예상되는 금융장세가 저가대형주인 은행주를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전체 시장분위기를 호전시킬 가능성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실제 최근 주가지수는 은행주의 등락에 따라 동반등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은행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동일인 보유한도 확대의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며 은행권의 수익성이 부실여신 급증으로 여전히 악화추세라는 점을 들어 지속적인 상승전망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또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낙관론=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은행주 상승배경을 ▲1차 은행권 구조조정 마감에 따른 투자불확실 요인 제거 ▲금리하락, 정부의 본격적 경기부양에 따른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은행권 부실여신 감소 ▲동일인 보유한도 확대에 따른 은행권 지분경쟁 가능성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서영호과장은 『1차 구조조정이 마감되면서 퇴출등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고 이제 남은 일정은 정부지원에 따른 사실상 국유화과정이라는 점이 투자의욕을 촉발시킨 계기로 보인다』며 『여기에 금리하락으로 인한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이에 따른 은행권 부실여신 축소, 동일인 한도확대에 따른 지분경쟁 전망등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법인영업부관계자는 『수급상으로도 기관들은 전략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제외하고는 은행주를 팔만큼 팔았다고 보여 기관매물이 오름세에 제동을 걸 정도는 아니다』고 추가상승을 전망했다.
증시에서는 이에 따라 엄청난 현금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들이 금리급락으로 인해 운용대상을 고민하면서 저가대형주인 은행주를 중심으로 주식매수를 시작, 점차 매수업종을 확대하면서 시장 전반의 상승분위기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기관들은 그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은행주에 대한 매수주문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은행주의 주요매수처는 개인투자자들이고 외국인들은 매도주문이 우세한 상태여서 수급상황은 취약한 실정이다.
◇신중론=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부실여신의 증가가 끝나지 않았고 ▲은행주의 감자(減資)위험이 여전하며 ▲보유한도 확대의 영향이 부분적이라는 점을 들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증권 리서치센터 유재철대리는 『최근 은행주 상승은 그동안의 낙폭과대에 각종 호재성 재료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안정돼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부실여신 증가, 감자위험, 제2외환위기 가능성등 그동안의 악재가 대부분 해결되지 않고 있어 상승에 한계가 있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서영호과장역시 『동일인 한도가 확대된다해도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정부가 대주주가 될 부실은행들을 대상으로 지분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적다』며 『금리하락으로 예대마진이 축소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은행주 추가상승 가능성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안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