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8일 제주 이어도 남단 236㎞까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확대하고 그동안 제외됐던 마라도와 이어도는 물론 홍도 남단까지 새로운 KADIZ에 포함시킨다고 선포했다.
정부의 KADIZ 확대조정은 지난 1951년 미국 공군이 설정한 후 62년 만으로 오는 15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국방부는 이날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은 기존 KADIZ의 남쪽 구역을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인접국과 중첩되지 않은 '인천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되도록 조정됐다"면서 "우리 영토인 마라도와 홍도 남방의 영공, 그리고 이어도 수역 상공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동·서해 KADIZ는 그대로 두고 거제도와 제주도 남쪽의 KADIZ를 FIR와 일치시키며 남쪽으로 최대 300㎞ 이상 넓혔다. FIR의 최남단은 이어도 남쪽 236㎞까지 내려가지만 기존 KADIZ 남단은 이어도 북쪽 90㎞에 불과했다.
새 KADIZ는 중국과 일본의 영공을 침해하지는 않지만 방공식별구역과는 일부 중첩된다. 정부는 이날 발표에 앞서 미국·중국·일본 등 관련국에 "충분히 사전 설명을 했다"며 "주변국의 영공과 이익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국제규범에도 부합해 '과도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에 모두 공감했다"고 전했다.
새 KADIZ 설정은 지난달 23일 중국이 이어도가 포함된 방공식별구역(C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해 안보 현안으로 부상했으며 관보 등의 고시 절차를 거쳐 15일부터 발효된다. 정부는 "새 KADIZ 내에서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항공기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조치들을 관련국과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밝혀 우리 측 민항기의 운항정보를 사전에 중국에 통보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우리 정부의 이어도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대해 대화를 통해 협의를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