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존경받는 기업의 조건과 과제

미국의 경제잡지 ‘포츈’은 매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에는 GE가 3년 만에 월마트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멜트 회장의 지속적인 혁신과 직원 가치 향상을 통한 지속성장 전략을 높게 평가했다. 매년 새로운 기업들이 리스팅되고 있지만 포츈지는 일관된 평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명쾌한 기준을 공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유명한 기업이 반드시 존경받는 기업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서 ‘포츈’이 유명한 기업보다는 존경받는 기업을 발표하는 이유를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피터 드러커 교수는 ‘성과를 내는 것’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기업의 책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 책임을 다할 때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으며 미래 기업의 지향점도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봤다. 그런데 성과를 내는 것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과는 일견 충돌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사회공헌 활동에는 일차적으로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 관점에서 상충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반기업 정서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과 성과를 내는 것을 동떨어진 관점에서 인식해왔기 때문에 생겨난 부작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미래 기업의 경쟁 원천은 재무적 성과의 탁월함과 함께 사회로부터의 존경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되새겨야 할 것 같다. 끊임없는 자기 혁신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탁월한 재무 성과를 달성하는 동시에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침으로써 고객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표현에는 순서가 담겨져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사회공헌 활동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우선은 탁월한 재무성과가 전제조건이라는 점이다. GE의 젝 웰치 회장은 최근 방한해서 가진 한 강연회에서 기업의 존재 의미는 탁월한 경영 성과를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사회공헌과 역할을 통해 사회가치를 높여가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기업이 먼저 이익을 내지 못하면 그냥 퇴출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재무적 성과를 뒤로 한 채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해서 이익을 창출하라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국내 기업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브랜드 경영으로, 유한킴벌리는 나무 심고 사람 가꾸는 푸른 경영으로, 현대차는 ‘글로벌 톱5’를 향한 성장 경영으로 우리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됐지만 그 기저에는 탁월한 경영 성과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리해보면 미래는 존경받는 기업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기업이 되기 위한 핵심 요인은 탁월한 재무적 성과와 사회공헌 활동이며 다만 그것이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맞물려 돌아가게끔 하는 역할은 우선적으로 최고경영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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