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회계사의 자살로 촉발된 드림위즈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기업들의 회계기준이 대대적으로 개정된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24일 인터넷업체에 대한 기업회계기준을 전면 재검토한 후 회계연구원에 `기업회계기준 `개정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공인회계사측은 “삼일회계법인 회계사의 자살은 개인의 문제로 덮고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며 “인터넷업종에 대한 기업회계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한 규정개정을 건의하겠다”고 설명했다.
◇회계기준, 전면 재검토=인터넷 기업의
▲개발비
▲광고 매출과 수수료 수입
▲재고자산 평가
▲대손충당금 처리 등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이뤄진다. 이 부분은 기존 기업회계기준에 명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아 업체와 회계사간 이견이 많았었다.
개발비는 인터넷 업체들이 자산으로 계상해 순익을 높이려고 하지만 회계사들은 비용으로 처리하기를 주장하면서 비용처리 범위를 두고 자주 논란을 빚고 있다. 인터넷 광고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회계처리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이번 개정에는 실질적인 자금거래가 없는 포털업체간 상호교차 광고의 매출인식에 대해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광고 대행사를 통한 광고게재의 경우 수수료만을 매출로 인식해야 함에도 광고비 총액을 매출로 잡는 경우도 논란이 되는 있는 부분이다.
한 회계사는 “인터넷업체의 교차광고를 매출로 인식하지 않고 광고는 총액이 아닌 수수료로 인식하도록 하는 내부규정이 마련돼 있지만, 아직도 회계법인과 회계사마다 통일이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계사는 “아바타 등 새로운 상품이 등장할 때마다 서비스냐 상품이냐를 두고 논란이 많다”며 “인터넷의 등장으로 기업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기업회계기준과 기업 환경간의 괴리가 커졌다”고 말했다.
◇회계감사 체계도 변해야=인터넷 기업의 회계감사가 산업의 특성상 접근하기 어려운데다, 일부회계 법인이 회계감사를 독식하고 있어 업체간 교차검증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인터넷ㆍ게임ㆍ디지털컨텐츠 업체의 1ㆍ4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기업들의 회계 감사를 삼일회계법인이 하고 있다. 코스닥인터넷 3인방인 다음ㆍNHNㆍ네오위즈는 물론 게임주의 대표주인 거래소의 엔씨소프트ㆍ웹젠도 모두 삼일회계법인을 회계감사인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계법인 관계자들은 “인터넷산업이 신종 산업인만큼 웬만한 회계법인의 인프라를 가지고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인터넷업종은 국내 최대회계법인의 시스템과 인프라에서도 사실상 벅찬 산업”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우승호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