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라이온 킹’이 국내 개막일을 한달여 앞두고 일본에서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두차례 걸쳐 시연회를 가졌다. 97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처음 올려진 라이온 킹은 캣츠,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등 ‘뮤지컬 빅 4’에 이어 전 세계 뮤지컬 시장 최대 흥행작 가운데 하나.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관인 서울 잠실의 샤롯데 극장에서 오는 28일 막을 올린다. # 국내 첫 뮤지컬 전용 극장서 日극단이 개막작공연 논란속
日서 두차례 시연회 열어… 뮤지컬協 반대운동 가능성도
일본에서 라이온 킹 한국어판 시연회를 가진 배경은 일본의 대표적인 극단 ‘시키(四季)’가 이번 한국 공연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 일본 최대 연극ㆍ뮤지컬 공연 업체인 시키는 8년 전부터 지금까지 일본에서 라이온 킹을 공연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 한국 진출을 타진해 온 시키는 이번 라이온 킹을 무대에 올리며 한국시장 공략 첫발을 내딛는다. 국내 뮤지컬 업계가 한국 최초의 뮤지컬 전용 극장에서 일본 공연 단체가 개막작을 올리는 것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던 터라 이번 시연회에 대한 관심이 컸다. 더구나 시키의 이번 라이온 킹 한국 공연이 종영일을 정해놓지 않은 ‘오픈 런’ 방식이어서 사실상 한국 최초 뮤지컬 전용 극장을 일본 단체가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국내 뮤지컬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시연회에 참석한 재일 교포와 뮤지컬 관련자들의 작품 평은 일단 긍정적인 편이다.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 한국 배우들의 연기력은 아직 완벽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남은 한달여 기간 동안 보완하면 나무랄 때가 없을 것이란 평가다. 하지만 음악은 비교적 초라했다는 지적이 많다. 브로드웨이와 일본 하루 극장 공연에서는 악단이 현장에서 직접 연주하지만 이번 시연회에서는 녹음된 연주를 틀고 타악기 연주자만 보강했다. 한국 공연도 마찬가지다. 라이온 킹의 국내 공연을 한달여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은 이 작품의 장기 흥행 성공 여부. 시키의 1년간 국내 공연 투자비는 215억원으로 적어도 1년은 공연이 유지돼야 손해보지 않는다. 어린이 대상 공연 작품이 많지 않은 국내 시장에 등장한 초대형 브로드웨이 가족 뮤지컬이란 점에서 라이온 킹의 관객 흡인력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건은 시장의 정서다. 국내 최초 뮤지컬 극장인 샤롯데 극장에서의 일본 개막 공연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한국뮤지컬협회가 라이온킹이 무대에 올려질 경우 반대 운동을 거세게 벌일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