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독극물 중독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아라파트의한 측근이 20일 주장했다.
아라파트 수반의 고위 측근이었던 아흐마드 압델라흐만은 이 날짜 범아랍 신문 알-하야트 회견에서 아라파트 독살설을 거듭 주장했다.
압델라흐만은 지난해 9월 25일 이스라엘 등 외국 인사들과 팔레스타인인들로 구성된 30명의 대표단이 라말라의 자치정부 청사로 아라파트를 방문했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연금상태에 있던 아라파트를 위로하고 연대를 표명하기 위해 라말라를 방문했으며 아라파트와 일일이 악수를 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후로 아라파트 수반의 건강이 차츰 악화됐으며 구토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는 "아라파트가 그때 무슨 물질에 노출됐다"며 "나는 그것이 가스나 다른 물질일 것으로 믿고있다"고 말했다.
압델라흐만은 이들의 방문 2주 전 아리엘 샤론 총리의 이스라엘 내각이 아라파트를 라말라 청사에서 "제거"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지적했다.
실제로 아라파트 수반은 지난해 9월 25일 자전거를 타고 평화운동을 벌이던 각국 대표들과 이스라엘의 불도저에 깔려 숨진 미국인 평화운동가 부모를 비롯한 국제평화운동가들을 접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압델라흐만은 아라파트가 마지막으로 건강 이상을 보인 것은 지난 10월 12일이라고 기억했다. 아라파트는 당시 구토를 하고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으며 "독감이 아닌 독감 증상"을 보였다고 그는 말했다.
아라파트의 내각 담당 비서였던 그는 아라파트의 건강상태를 일기에 기록했다며당시 아라파트의 피부에 발진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이는 아라파트가 지난10월말 프랑스로 후송되기 전 얼굴에 나타났던 것과 같은 증상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지난달 11일 아라파트가 숨지기 전 입원했던 프랑스 병원 의사들은 아라파트의 진료기록을 부인 수하 여사에 넘겼으며, 최근에는 자치정부에도 기록이 전달됐다.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아라파트가 독살됐을 것이라는 추정을 잇따라 제기했지만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라파트의 조카인 나세르 알-키드와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는 지난 11일아라파트가 '자연스럽지 못한' 원인으로 사망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라파트 수반의 사망과 관련한 558쪽의 진료기록을 팔레스타인 지도부에 인계하면서 엑스레이 검사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검사를 했으나 의사들이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며 이 점이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