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적 사랑 가라" '인텔리데이팅' 각광

번개같이 왔다가 사라지는 관능적 사랑에 지친 런던의 젊은이들이 `인텔리데이팅'에 열광하고 있다. 유행의 최첨단을 달리는 런던의 요즘 젊은이들은 말초적이고 감각적인 사랑에 과감하게 `노'라고 외치며 시를 읽고 사회문제에 대해 격론을 벌이며 예술과 영원한 사랑을 논하는 이른바 `인텔리데이팅'에 몰두하고 있다. 19세기로의 회기처럼 보이는 이 새로운 유행에 대해 영국의 언론들은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나 진지한 사랑을 거부하며 몽환적 사랑에 몰두했던 신세대가 다시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제히 논평하고 있다. 시사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시 낭송 모임, 정치토론회 등을 통해 데이트를 알선하는 업체들이 큰 돈을 벌고 있다며 "심각 비즈니스가 붐을 타고 있다"고 선언했다. 일간지 이브닝 스탠더드는 "시 낭송과 토론회가 빠르게 영국 밤 문화의 주류로 자라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돈 많고 시간이 부족한 미혼남녀들을 회원으로 모집해 다양한 이벤트를 벌여 큰성공을 거둔 `심각 비즈니스'의 선두주자 지나 그린우드는 "요즘의 젊은이들은 더이상 배꼽 아래의 부분에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돈도 있고 지성도 있다. 말초적인 것 이상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좋은 직장에서 영향력있는 자리를 차지했고 돈과 지성을 갖춘 젊은이들이 밤거리의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거나 술집을 전전하며 번개팅에 몰두하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는 것이 그린우드의 주장이다. 그는 "음악은 사랑을 충만하게 하고 시는 영혼을 살찌운다. 영국 젊은이들의 마음이 새로운 영역으로 뻗어가고 있다. `인텔리데이팅'이라는 단어가 사전에 정식으로 등록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기염을 토했다. `인텔리전스 스퀘어드'라는 회원제 클럽을 설립한 존 고든은 왕립 지리학회와 공동으로 기획한 토론회가 초만원을 이뤘다면서 "보다 복잡하고 보다 진지한 지적 활동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잠재해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