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광복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기념해 남북은 민족단합체육대회와 오락경기 및 축하공연 등을 함께 열어 해방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어제는 북한 대표단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국립현충원을 방문하는 등 종전보다 한껏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참배의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그동안 경제협력에 무게가 실려 있던 남북관계가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과거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광복 60돌을 맞아 상호신뢰 증진 및 한반도 긴장완화의 새로운 토대가 구축되고 있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또 한일국교 정상화 4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해 양국은 올해를 ‘한일우호의 해’로 정하고 태평양시대의 진정한 파트너가 될 것을 다짐하고 있으나 지금의 양국관계는 기대와는 사뭇 거리가 멀다. 오히려 고이즈미(小泉) 정권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오만한 외교로 양국관계는 ‘가깝고도 더 먼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 60년간 양국관계는 표면적으로는 각 방면에 걸쳐 크게 발전했다. 안타까운 것은 양국관계의 근간이 되고 바탕이 되어야 할 과거 역사를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지난 60년간 극일(克日)을 외쳐왔지만 이를 논리적으로 정립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대처해온데다 경제 종속관계마저 날로 깊어지자 피해의식이 심화되고 있다.
일본은 경제적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데다 오만함까지 겹쳐 각종 망언과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는 상황이다. 한국은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일본은 과거 역사를 진정으로 반성해 지역경제협력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
한국은 지난해만 부품소재 기계류를 중심으로 244억달러의 대일 무역적자를 기록했는데도 일본은 농업시장을 열기 꺼려 FTA 협상을 기피하고 있다.
기술개발로 경제적 종속관계 탈피도 중요하지만 지역경제협력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양국이 과감하게 국경을 타파하고 상호보완적인 경제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광복 60돌을 즈음해 반일혐한(反日嫌韓)의 한일관계는 상호이익을 증진하고 남북한관계는 이념이 아닌 민족을 회복함으로써 새로운 역사를 여는 계기가 되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