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통제 해제,외국기업 증시 개방 등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앞두고 시장개방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등 외신들이 12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이달초 은행에 증권ㆍ 보험 판매를 허용하는 등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한데 이어 이번주 들어서도 가격통제 해제, 외국기업에 대한 증시 개방 일정 발표등 굵직한 개혁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WTO 가입을 앞둔 시점에서 중국정부의 일련의 시장개방 조치는 중국경제의 구조구정을 가속화시키고 성장 잠재력을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격통제 철폐는 시장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
중국 정부는 내달 1일부터 141개 주요 품목에 대한 가격 통제를 전면 철폐키로 결정했다. 그 동안 몇몇 품목에 대해 부분적으로 가격통제 조치가 해제되었지만 이처럼 전면적인 조치가 이루어지기는 처음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다만 곡물ㆍ금융ㆍ통신ㆍ가스 등 13개 전략적 품목은 가격 통제에서 제외됐다. 특히 통신ㆍ금융 등 서비스 분야는 국내업체의 경쟁력이 열악해 외국계 기업이 진출했을 경우 시장잠식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가격통제권을 유지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90% 이상이 중국정부의 가격지침이 아닌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시장가격이 형성되게 되었다.
중국 정부는 80년대에도 몇차례 가격통제 조치를 해제하려고 했지만 매점매석, 물가앙등 등의 부작용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자들이 이미 시장 매커니즘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치는 시장 상황을 반영한 '상징적인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의미있는 변혁이라는 지적이다.
◇외국기업에 중국증시 전면 개방
중국 대외무역경제합작부가 11일 외국기업이 A, B주 모두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다고 파인내셜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중국은 상하이와 선전의 양대 증시를 A주(내국인전용주)와 B주(외국인전용주)로 이원화, 운영해왔으나 올해 초 내국인들에게 B주 거래를 전격 허용, 외국인 전용주개념이 사실상 없어지게 됐다.
이 신문은 외국기업에게 A주나 B주를 선택,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외국기업의 상장활동을 전면 개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외국기업의 중국 증시 상장으로 중국기업들이 지배구조나 투명성에서 앞선 외국기업과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중국기업의 지배구조 개선효과도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WTO 가입을 앞두고 국내증시를 개혁하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현재 중국 증시 상장을 추진중인 외국기업은 유니레버, 이스트만 코닥, 홍콩의 동아시아 은행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운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