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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대산문학상을 여성 작가들이 휩쓸었다. 수상자로 시 부문에 진은영(훔쳐가는 노래), 소설 부문 김숨(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희곡 부문 고연옥(칼집 속에 아버지), 번역 부문 최양희(열하일기) 등 4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 제정 이래 전 부문을 여성이 수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네 작가 모두 대산문화재단의 창작기금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시 부문 수상자 진은영(43ㆍ사진 왼쪽) 시인은 "이번 수상은 굉장히 문학적인 행운으로 언젠가 불운하고 궁핍한 순간이 와도 이 행운을 힘 삼아 힘껏 버티고 꾸준히 좋은 시인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내 시가 전범이 될 만한 류의 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꼭 존재해야 하는 특별한 종류의 시가 되도록 꾸준히 나아가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또 김숨(39ㆍ가운데) 소설가는 "이 책을 내고 소설가로서의 자세, 초심에 대해 반성하던 차에 받게 된 상이라 꼭 신인상처럼 다가온다. '치열하다'는 단어를 가슴에 품고 성실하고 한결같이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여년 꾸준히 후보에 올랐지만 이제야 상을 받게 된 고연옥(42ㆍ오른쪽) 작가도 "이제 더 책임감을 갖고 한국 연극이 더 앞으로 나아가고 발전하도록 이바지할 수 있는 작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양희 작가는 호주에 거주해 이날 참석하지 않았지만 개인적인 수상자 선정보다 고전 번역의 가치를 인정받아 기쁘다는 소감을 전해왔다.
심사는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 출판되거나 공연된 모든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심사위원단은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 젊은 문인들의 눈부신 성장과 우리 문단의 세대교체를 예견하고 올해 한국 문학의 풍요로운 결실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상식은 다음달 3일 오후6시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되고 부문별로 각각 5,000만원의 상금과 양화선 조각가가 만든 청동상패를 수여한다. 또 각 부문 수상작은 2014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돼 해당 언어권 출판사에서 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