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세탁기 고의훼손 다툼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유출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이들 회사의 이 같은 공방은 특히 단순한 감정싸움의 차원을 넘어 법정 다툼으로까지 비화하며 감정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는 모양새다.
◇삼성·LG디스플레이 간 OLED 기술유출 공방=LG디스플레이는 15일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의 대형 OLED 기술 탈취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특수부가 지난 13일 LG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을 삼성디스플레이로 넘기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 사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한 데 따른 입장 발표다. LG디스플레이는 특히 "삼성은 기술유출 수사 의뢰, 기술 불법 취득, 특허소송 등 사업 외적인 수단을 통한 경쟁사 흠집 내기에 힘을 쏟는 행태를 중지하고 선의의 경쟁에 나서달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이달 6일 수원지법은 2012년 5월 삼성의 OLED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이 기소된 사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 전 연구원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LG디스플레이 임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3명에게 벌금형을 내렸다. 함께 기소된 11명 중 나머지 7명과 LG디스플레이 법인, 협력업체는 무죄를 받았다. 일부 유죄 판결로 사실상 기술유출이 인정돼 수세에 몰린 LG디스플레이가 이번 '수원지검의 삼성디스플레이 기소'라는 기회를 그냥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즉각 검찰에 대해 "통상적인 비즈니스에 지나친 잣대를 적용했다"며 유감을 나타낸 뒤 "LG디스플레이는 음해나 모함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맞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또 "우리 기술이 외부로 유출될까 걱정하지 남의 기술을 쳐다볼 이유가 없다"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삼성·LG전자 간 세탁기 고의훼손 논란=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탁기를 두고 한판 붙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 가전매장에서 조성진 LG전자 H&A 사업본부장(사장) 등이 만진 삼성전자 세탁기 3대의 문 연결부가 망가진 것을 두고 삼성은 "고의 파손", LG는 "세탁기 문제"라고 다퉈왔다. 이들의 진실공방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주형 부장검사)가 조 사장을 비롯한 조한기 세탁기연구소장(상무) 등 LG전자 임원진 3명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LG전자가 수세에 몰렸다. 검찰은 세탁기 파손에 고의성이 있고 LG전자가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 허위사실을 담았다고 보고 조 사장 등에게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까지 적용했다. LG전자는 수사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세계 생활가전 시장 1위를 목표로 삼은 가운데 세탁기는 가장 중요한 전략상품으로 꼽힌다. 세탁기 파손원인의 고의성 여부가 품질 논란에 이어 제품 판매에까지 번질 수 있는 만큼 양사는 자존심을 걸고 팽팽한 줄다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