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 승합차고지 개발 탄력받나

28일 도시건축공동위 심의 통과땐 초고층 타운 거듭나



서울 강동구 고덕동 옛 서울승합차고지를 대형 주상복합타운으로 개발하는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폐타이어가 수북이 쌓인 채 트럭 주차장으로 방치되고 있는 빈 땅이 초고층 주거타운으로 화려하게 변신하게 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와 서울승합차고지 사업자 측은 지난해 12월 초 사전협상을 마무리하고 올 초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에 대한 주민열람을 마쳤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설계와 시공사 선정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이뤄진다.

서울승합차고지가 시 건축심의를 통과할 경우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개발이 이뤄지는 첫번째 사례가 된다. 사전협상제도는 활용 가치가 떨어진 기존 용도의 대규모 부지(1만㎡ 이상)를 개발하기에 앞서 특혜 시비를 차단하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서울시와 민간개발업자가 미리 협의하는 제도다.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대상지는 모두 16곳이다.

건축심의 과정에서 일부 변경될 수 있지만 서울승합차고지의 개발 세부 밑그림은 거의 확정됐다. 1만5,900㎡ 규모의 부지에는 35~40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3개 동이 지어진다. 주거시설은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490가구와 오피스텔 100실로 구성된다. 연면적 1만㎡ 규모의 상업시설도 들어선다.

현재 7층 이하 건물만 지을 수 있는 2종 일반주거지역인 서울승합차고지가 용도지역 변경을 거쳐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되면 용적률은 200%에서 400%로 올라간다. 대신 그만큼 기부채납을 해야 한다. 감정평가 결과 사업 대상지의 토지가액은 1,277억원선이다. 사전협상을 통해 기부채납 규모는 토지가액의 43%인 550억원으로 정해졌다.

사업자 측은 연면적 9,700㎡의 청년창업지원센터와 6,375㎡ 규모의 문화ㆍ체육시설을 지어 기부채납하게 된다. 또 아파트 490가구 중 90가구는 전용 60~85㎡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으로 공급된다.

사업자 측은 지구단위ㆍ도시관리계획안이 이달 말 서울시의 건축심의를 통과하면 설계와 시공사 선정, 건축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연내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당초 기준에 비해 기부채납비율이 높아진 만큼 시 건축심의는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바뀔 경우 공공기여율이 30% 안팎이지만 서울승합차고지는 43%에 이르기 때문이다.

사업대행을 맡고 있는 동해종합기술공사의 한 관계자는 "시프트에 대한 토지지분을 포함할 경우 기부채납율이 50%가 넘는다"면서 "개발로 사업자가 이익을 얻겠지만 서울시도 돈 들이지 않고 공공시설을 확보하는 만큼 예산 절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2015년 말이나 2016년 초에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승합차고지가 대형 복합시설로 거듭날 경우 인근 부동산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업지는 27~34층 높이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고덕주공2ㆍ3단지와 고덕2-1지구에 둘러싸여 있다. 인근 K공인의 한 관계자는 "승합차고지가 개발되면 인근 주공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재건축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이미 기능을 상실한 시설은 빨리 없애고 지역에 도움을 주는 시설이 들어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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