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하반기 상승장에 대비할 때


5월도 어느덧 절반이 흘렀다. 주식시장은 이달 후반에도 조정의 연장선상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경기는 나빠도 주가는 오를 수 있다'는 상승논리보다 경기감속과 이익 불확실성이라는 위험요인이 지배적일 것이라는 얘기다. 주가가 오르려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좀 더 줄어야 한다.

미국 증시가 주춤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코스피가 미 증시와의 간극을 좁힐 수 있지 않은가라는 반론도 있다. 원인을 생각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잘못된 판단이다. 코스피가 미국 증시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는 펀더멘털에 있고 이를 좀 더 세밀하게 보면 기업들 간의 이익개선 속도의 차이다.

주가 판단의 본질은 어닝개선 속도이고 개선 속도가 빠른 미국이 앞서간 것이다. S&P500이 주춤하며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기보다 S&P500이 속도조절에 진입할 때 코스피가 가격조정에 들어설 확률이 더 크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방향성은 부정적이다. 엔 약세 흐름은 멈추지 않고 있고 국내 신용 사이클 역시 팽창보다 수축 국면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2ㆍ4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 수준이 더 낮아지고 7월에 2ㆍ4분기 실적의 뚜껑을 열었을 때 상황이 우려만큼 악화되지 않는다면 증시는 이익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투자의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할 때다. 주식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대부분 살 때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음달까지 간헐적 조정 국면에서 주식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올해 주식농사의 성패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달려 있다. 긴 호흡으로 보면 올해 국내 증시를 낙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팽창과 자산가격 상승의 상호작용이 결국 글로벌 경기를 위로 돌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유동성이 아닌 펀더멘털의 힘에 기반한 강세장이 올 것으로 전망한다. 결국 의사결정의 핵심기준은 경기와 실적의 터닝포인트이고 그 시기는 국내총생산(GDP)과 기업이익 부진이 확인되는 올여름 이후로 예상한다.

모든 투자는 미래를 먹고 산다. 코스피가 연간으로 아래보다 위를 선택한다면 단기적인 변동성 노출 구간을 대비하되 시장에서 나갈 이유는 없다. 100m 달리기보다 마라톤을 염두에 둔 주식비중 확대가 필요하다. 나아가 지수전망에 따른 비중 조절보다 포트폴리오 재편이 더 중요하다.

당장은 속도조절을 대비하지만 길게 보면 이 시기는 도약을 위한 기회의 영역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