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원, 동양사태 책임 물어 금융당국 수장 형사고발

금융당국 “동양사태는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원인”

금융소비자원이 금융당국 수장들을 형사 고발하기로 했다.

금융소비자원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동양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감원장을 이르면 내주에 형사 고발할 예정이다.

동양그룹의 유동성 문제와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투자자의 피해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적절한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해 금융계 전반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는 것이 이 단체의 주장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최근 동양 사태 피해자 구제 문제를 협의하고자 금융위원회 고위 인사를 면담했는데 마치 남의 동네 이야기 하듯이 관심이 없어 놀랐다”면서 “금융당국이 반성은 커녕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해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동양 사태와 관련해 금융 정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관리, 감독을 못한 최수현 금감원장에 대해 직무 유기와 태만으로 고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동양그룹이 교묘하게 금융 규제 대상에서 빠져나가 대규모 부실을 초래했으며 불완전판매 신고센터 설치, 분쟁 소송 비용 지원 등 개인 투자자 구제책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들 수장은 올해 임명된 사람으로 수년 전부터 문제가 된 동양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서 “동양 사태는 개인의 책임 여부를 떠나 금융 시스템 리스크 문제로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금융소비자원은 이들 금융 수장에 대한 고발과 함께 내주부터 동양 사태의 개인 피해자에 대한 집단 소송을 접수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단체 뿐만 아니라 동양 사태로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금융위 국정감사일인 17일 국회의사당 인근에 모여 피해 최소화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한다.

이들은 집회를 통해 동양증권 직원들이 그룹 계열사의 채권과 기업어음 등을 안전한 것처럼 속여 판매해 피해를 봤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19일에는 금감원으로 몰려갈 계획이다.

금감원 앞에서는 금융당국이 동양과 같은 부실기업을 사전에 충분히 감독하거나 통제하지 않아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봤다고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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