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목 이사람] 조경태 민주통합당 당선자

계파 타파·민생 전념… 큰 그림 그릴것


"조경태 학습관을 지어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이 끝난 후 당선자들을 청와대로 부른 자리에서 3수 만에 부산에서 야당(당시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당선된 조경태(44ㆍ사진) 의원의 성공사례를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조경태 학습관'이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안목은 적중해 조 의원은 이번 4ㆍ11 총선까지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3연속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번에도 깨지지 않은 지역구도로 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부산(18개 지역구)에서 득표율 2위(58.2%)로 당선된 조 의원은 "지역에서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주민들과 호흡을 맞추고 지하철 연장, 도서관 건립 등 지역발전에 팔을 걷어붙여 실제 많은 성과를 올린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 부산ㆍ경남(PK)에서 야당 후보들이 '조경태처럼 야당이 잘하지 않느냐'며 얘기할 근거를 마련해줬다"며 선거 결과에 뿌듯해 했다.

그는 매주 한 차례씩 주중에 지역구(부산 사하을)에 내려가 민심을 챙기면서도 국회 상임위원회 등 의정활동 출석률이 높기로도 유명하다. 2008년 촛불시위 이후 쇠고기 청문회에서 주목을 끌었고 정유회사들의 기름값 담합 파헤치기와 중소 유통상인들의 골목상권 보호에 앞장섰다.

조 의원은 앞으로 전당대회와 대선 과정에서 보다 '큰 정치'를 할 것을 구상하고 있다. 주변에서 '좀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그동안 지역주의에 온몸으로 저항하면서 국가균형발전을 추구하고, 서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당을 쇄신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왔다"며 당권 또는 대권 도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만약 당을 이끄는 위치에 있다면 계파를 타파하고 민생에 전력해 수권정당으로 만들겠다"며 "친노(문재인 당선자를 의미)가 됐든, 안철수 교수가 됐든 누구든지 대권 주자라면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고 가겠다'는 비전과 청사진을 내놓고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당선자의 바람에 기대지 않고 '나 홀로 선거운동'을 펴는 등 그동안 친노 측과 거리를 둬왔다. 계파를 떠나 PK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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