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약물인 알파리포산(Alpha-lipoic acid)이 비만 치료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이기업(48ㆍ사진) 교수팀은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한 신경질환의 예방ㆍ치료제인 알파리포산에 탁월한 체중감소 효과도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고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잡지인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7월호에 게재됐다.
이 교수는 “당뇨병 동물모델에서 다양한 약물의 치료 효과를 검증하던 중 알파리포산이 뚜렷한 체중감소 효능을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며 “이 물질은 식욕억제와 에너지소모 증가 효과를 동시에 지녀 기존 비만치료제보다 탁월한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알파리포산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AMPK효소의 활성도를 저하시켜 식욕억제 효과를 나타내는 동시에 잉여 에너지를 열의 형태로 발산시키는 UCP-1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에너지 소비를 촉진시켰다.
이 교수는 “비만치료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들은 아직 10년 정도의 기간과 1조원의 엄청난 비용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가 효능을 밝혀낸 알파리포산은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또 이미 안전한 물질로 검증받았기 때문에 임상실험이 완료되는 2~3년 후면 비만치료제 제품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