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 영웅전] 농심배에 출전하다

제1보(1∼16)



제7회 농심배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5명의 기사는 이창호, 조한승, 류재형, 원성진, 그리고 강동윤이었다. 강동윤은 선수선발전에서 송태곤과 이세돌을 연파하고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기원의 랭킹10위 안에 드는 기사 가운데 이세돌, 최철한, 박영훈 등이 예선전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역대 선수단 가운데 최약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대표단은 1번 타자로 강동윤을 내세웠는데…. 상대는 일본의 하네 나오키. 일본랭킹1위 기전인 기성 타이틀 보유자였다. 중량감으로는 하네가 앞섰지만 송태곤과 이세돌을 꺾고 올라온 강동윤의 기세도 녹록치 않았다. 일본의 다른 대표 4인은 미무라 토모야스, 야마타 기미오, 다카오 신지, 그리고 백전노장격인 요다 노리모토였다. 한편 중국대표는 콩지에, 창하오 씨에허, 류싱, 왕야오가 출전했다. "하네를 1번 타자로 내세운 것은 뜻밖입니다. 기선을 제압해 보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김승준9단) 김승준은 이날 사이버오로의 생중계 해설을 맡았다. 국수전의 전속해설자이기도 한 김승준의 별명은 흑기사. 얼굴이 검어서 붙은 별명이다. 서반은 쌍방의 손빼기로 일관되었다. 백10까지 제 갈길로 부지런히 가다가 강동윤이 흑11로 풍덩 뛰어들면서 일찌감치 전투가 시작되었다. 백16까지는 노타임. 여기서 강동윤이 5분을 썼다. "뛰는 한 수 아니야?"(필자) 참고도1의 흑1이 당연한 수 아니냐고 묻자 김승준이 고개를 흔들었다. 백2로 잡아 버리면 우상귀의 실리가 너무 좋아서 흑이 불만이라는 설명이었다. 김승준이 소개한 가상도는 참고도2의 흑1, 백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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