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36%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따른 대기수요 증가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전세에 수요가 몰린 탓이다.
17일 부동산정보 업체 부동산써브가 지난 2008년 2월25일 MB 정부 출범 이후 17일 현재까지 매매가와 전셋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집권 4년간 전국 매매시장은 6.97%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전셋값은 36.2%나 폭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년간 매매가 상승률은 물가조차 따라잡지 못한 셈이다.
전세시장은 서울과 수도권, 지방에 관계 없이 대부분 지역이 급등했다. 최근 전셋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서울 강남3구의 경우 4년간 39% 올랐다. 특히 지방의 경우 같은 기간 46%나 전셋값이 뛰면서 오히려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전셋값은 MB 정부 출범 초기에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강남권 입주로 일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MB 정부 4년 동안 정부는 참여정부 5년간 급등했던 매매가는 잡았지만 오히려 전셋값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매매가는 수도권이 1% 하락한 반면 지방은 31.72%나 급등해 양극화가 뚜렷했다.
수도권의 경우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확산된 경기침체 우려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었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최근 4~5년간 공급 중단의 여파에 세종시∙혁신도시 등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집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박정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현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대책을 잇따라 쏟아냈지만 대내외 경제불안과 고물가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특히 서민들의 주거안정과 직결된 전월세시장이 좀처럼 진정되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불안한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