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크·비수기 겹쳐 철강값 당분간 약세 금리 인상·고유가도 부담 "펜더멘털 관심을" 실적대비 저평가 종목 중장기 접근 바람직
입력 2004.06.15 18:33:01수정
2004.06.15 18:33:01
‘8월 말을 노려라.’
중국과 금리ㆍ유가 3대 악재에 발목이 잡힌 철강업종 주가가 비수기를 넘어서는 오는 9월부터는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2ㆍ4~3ㆍ4분기 영업실적이 부담이지만 중국의 철강 및 원료 유통가격이 안정 국면에 진입한 점을 고려하면 철강 비수기인 6~8월을 지나면서 차이나쇼크가 해소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 특히 원화절하 추세는 3ㆍ4분기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고 고유가 문제도 실적호전으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예상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철강 성수기이자 세가지 악재가 완화될 8~9월 이전까지는 보수적인 매매전략이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다시 말해 실적 대비 저평가된 종목 위주의 선별적이고 조심스러운 접근을 주문하고 있는 셈이다.
◇철강가격, 3ㆍ4분기까지 약세기조=국제 철강가격은 3ㆍ4분기까지 약세를 보이다가 4ㆍ4분기부터 재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 상하이 및 광저우 지역 열연가격의 반등도 정체 국면의 철강 거래량과 재고 수준을 감안하면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중국의 철강수요도 8월 말까지 비수기여서 최소한 3ㆍ4분기까지는 가격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이와 관련, “중국의 최대 고로사인 보산강철이 3ㆍ4분기 내수가격을 전분기와 같은 수준에서 동결시키기로 했다”며 “이는 아시아 철강사들의 철강가격 약세를 시사한다”고 밝혔다. 양기인 연구원은 “보산강철이 철강 및 원료시장의 유통가격 급락,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등을 반영해 불가피하게 내수가격을 동결했다”며 “가격구조가 유통가격, 국가간 수출입가격, 내수가격 순으로 형성되는 만큼 일본ㆍ타이완 등의 철강사 3ㆍ4분기 수출가격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ㆍ타이완ㆍ한국 등의 3ㆍ4분기 대중국 수출가격이 8~10%에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중국 유통 철강가격이 강보합세를 띠면서 당초 예상보다 일찍 철강가격이 안정기조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리인상ㆍ고유가 부담 여전=미국 금리인상은 수요 산업의 경기위축과 주변국에는 화폐가치의 절하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돼왔다. 국내 철강사는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고 달러화 부채 규모가 커 영업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 하지만 달러화 강세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한풀 꺾일 전망이며 고유가에 대한 부담은 철강경기 호황으로 충분히 상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증권은 “고유가와 미국금리 인상설 등으로 최근 2개월간 철강산업의 전망은 부정적으로 변했다”며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어 거시경제 상황의 추측보다는 수급ㆍ펀더멘털에 관심을 쏟을 때”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과 타이완 철강산업에 대해서는 ‘매력적’, 중국과 호주는 ‘중립(In-Line)’, 인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판재류와 봉형강류 가격 차별화=3ㆍ4분기에도 고급재를 중심으로 한 안정세가 예상, 국내외 판재류와 봉형강류 가격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판재류 가격은 공급부족과 수요증가로 안정적인 반면 봉형강류 가격은 ▦주원료인 고철가격의 하락 ▦한국의 건설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중국의 경기긴축에 따른 건설수요 둔화 등으로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성미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강사의 주가는 중국의 긴축정책 발표와 철강가격이 곧 하강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로 지난 3개월간 시장평균수익률을 9~23% 하회, 현 주가는 이미 바닥권”이라며 “하지만 봉형강 제품은 고철가격 하락 등으로 하강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