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대학 등록금은 부모님께 기대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지난달 26일 졸업한 건국대 환경공학과 김학년(27·사진)씨는 8학기 재학 중 장학금을 24차례나 받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3일 건국대에 따르면 김씨는 재학 4년간 대학이 운용하는 각종 장학금에다 가정형편을 배려한 국가장학금 등을 합해 총 3,5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졸업식 때 공과대학장상까지 받았다.
1∼2학년 때는 성적우수 장학금으로 한 학기 등록금의 70%에 해당하는 400만원가량을 면제 받았다. 나머지 100만원 안팎은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소득분위에 따라 등록금을 지원하는 국가장학금제도가 도입되면서 성적장학금과 국가장학금을 동시에 받아 등록금 전액을 충당했다.
김씨는 우유보급소를 운영하면서 새벽부터 일하시는 부모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일찌감치 철이 들었다. 그는 "부모님은 오전2∼3시에 우유 배달을 나가셨고 낮에도 우유 정리, 수금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셨다"며 "누구보다 열심히 사시는 부모님에게서 학비 부담만큼은 덜어 드리려고 1학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에 집중하고 복습을 미루지 않는다는 원칙을 4년 내내 우수한 성적을 유지한 비결로 꼽았다. 이런 성실함 덕분에 7학기 동안 성적우수 장학금을 탈 수 있었다.
김씨는 "대학생활에서 도움이 되는 정보는 누가 떠먹여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찾아야 한다"며 "언어교육원 장학금으로 토익·영어회화 등을 무료로 공부했고 해외탐방 장학금을 받아 영국과 프랑스 등을 방문해 견문을 넓혔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을 살린 상하수도 설계전문가가 꿈"이라며 "수자원공사나 환경 관련 기업에 입사해 깨끗한 물을 많은 사람이 공급 받을 수 있도록 상하수도 계획과 설계에 관한 일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