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확실시되는 시신이 발견된 직후 친형과 핵심측근들이 줄줄이 자수하거나 체포돼 이들이 유씨의 사망을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순천경찰서가 전남 순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유씨 사체를 발견한 시기는 지난 6월12일이다. 검찰과 경찰이 유씨의 순천 비밀별장을 급습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놓친 때가 5월25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후 18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유씨의 시신이 발견된 지 하루 만에 유씨의 도피를 도운 친형과 핵심측근이 제 발로 경찰을 찾아왔다는 점. 친형 유병일씨는 지난 13일 경기도 안성 금수원 뒤편 야산 진입로 인근 도로에 있다가 검문 검색하던 경찰에 붙잡혔고 도피의 핵심 조력자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이른바 ‘신엄마’도 같은 날 정오경 수원지검 강력부에 자수 의사를 밝힌 후 오후에 자진 출석했다.
또 이로부터 사흘 뒤인 16일에는 유씨와 동행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핵심 조력자 ‘김 엄마’의 윗선인 ‘제2 김엄마’를 경기도 용인에서 체포하기도 했다.
끈질기게 검경의 수사망을 피해왔던 핵심측근들이 유씨 시신 발견 후 불과 나흘 만에 3명이나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일각에서 이들이 유씨 사체가 발견된 것을 파악하고 더 이상 도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유씨 사망 추정 시간이 6월 이후일 수 있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한 법의학자는 “기온과 습도가 높은 요즘은 시신이 부패하기 가장 쉬운 조건”이라며 “이 상태였다면 사나흘만 지나도 반백골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론적으로만 따진다면 6월초까지 유씨가 생존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발견된 시신이 유병언의 DNA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24일에는 약독극물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망 원인도 24일 오후 또는 25일 오전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