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은행들의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전세계 주요 대형은행이 유사시를 대비한 '정리 의향서' (living-will)초안을 오는 6월까지 작성하도록 주요 20국(G20)이 합의했으나 이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정리 의향서는 유사 시 어떻게 회생할 것인지, 최악에는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두 부분으로 나눠 계획을 구성해야 한다.
G20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이들 은행이 6월 말까지 정리 의향서 초안을 마련해 제출하고 연말까지 작성을 마무리하도록 의무화했다.
FT는 회계법인 언스트 앤 영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국제 금융 구조상 중요한 은행(G-SIFIs)으로 지정된 29개 초대형 은행 가운데 1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개 은행만 정리 의향서 작성을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FT는 "회생 부분에서 미국 은행은 조사 대상 3개 은행 모두가, 영국은 4개사 가운데 3개사가 각각 초안을 마련했다"며 "반면 유럽 은행은 조사 대상 9개사 가운데 6개사가, 일본은 3개 은행 모두가 회생 부분의 초안 작성이 절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리 부분은 더욱 저조해 일본은행 모두를 포함해 조사 대상 은행 가운데 3분의 1이 아직 초안 작업을 시작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FT는 지적했다.
언스트 앤드 영의 가레스 램버트 파트너는 "금융위기 재발 때를 대비한 계획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유사시 정리하는 계획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