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공연계 활성화 정책

'사랑티켓' 소외계층 이용 줄자… 퍼주기식 이벤트로 예산 소진
남은 티켓 학생·교사에 할인 판매도… 공연단체 협조 못 얻어 실효성 의문


겉도는 공연계 활성화 정책 '사랑티켓' 소외계층 이용 줄자… 퍼주기식 이벤트로 예산 소진남은 티켓 학생·교사에 할인 판매도… 공연단체 협조 못 얻어 실효성 의문 강동효 기자 kdhyo@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공연계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이 겉돌고 있다. 올해부터 일반인에서 장애인 등 소외계층으로 지원대상이 축소된 사랑티켓제도는 예년보다 이용자가 확연히 줄어들며 별도의 이벤트 행사 등으로 예산을 소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최근 발표한 남는 공연 티켓을 학생과 교사들에게 싸게 판다는 정책과 관련해서는 주요 공연단체들로부터 협조를 끌어 내지 못해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벤트 형식으로 소진되는 사랑티켓=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공연 관람객에게 7,000원을 지원하는 사랑티켓의 예산은 매년 50억 원 정도이다. 현재 예산의 36% 정도가 사용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지원했던 지난해에는 예산이 모자라서 쿼터제(하루 판매량을 500장으로 제한), 관객지원금 2000원 축소 등 자구책을 마련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유는 장애인, 읍면 거주자 등 소외계층의 이용실적이 예상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결국 대학생, 군인 등을 대상으로 거의 무료에 가까운 이벤트를 벌여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11월 9일까지는 서울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극 '라이어', 뮤지컬 '빨래' 등 10개 작품을 각각 3,000원에 보여주는 '사티 스폰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수능시험이 끝나면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비슷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 결국 애초 목표로 내세웠던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 나눔의 의미는 퇴색되고 사실상 일반회원과 다를 바 없는 대학생 등에게 퍼주기 식으로 운영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벤트성으로 진행되다 보니 단기적 홍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이와 관련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보다 더 원칙 없이 운영되는 것 같다"며 "지금 상황은 수요자인 관객과 공급자인 공연단체 모두 불만족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남는 공연 티켓 싸게 파는 정책도 협조 못 얻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3일 판매되지 않고 남은 공연티켓을 초중고생과 교사에게 70~80% 인하된 가격에 판다는 '미판매 공연티켓 통합할인제'를 내년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공립 공연장 공연 일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설 단체들의 협조를 이끌지 못해 실효성에 의문을 주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주목 받는 공연이나 대중성 있는 작품의 티켓을 제공하는 데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 커서 좋은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 정동혁 예술의전당 음악사업팀장은 "사업의 취지가 좋은 만큼 조수미, 사라장 등 매진이 예상되는 인기공연도 10% 가량 티켓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극장, 아르코예술극장, 국립중앙박물관극장 용 등도 문화부의 지침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국공립 공연장을 대관하는 사설 공연업체들의 태도는 부정적이다. 초중고생과 교사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뮤지컬과 콘서트 분야는 유인책이 없으면 참여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설사 매진이 안 되더라도 티켓을 70~80% 할인된 가격에 내놓기는 어렵다"며 "제작사 입장에서는 잘 판매되지 않는 작품이라는 걸 공공연하게 노출하는 의미가 돼버린다"고 말했다. 대형 콘서트 제작사 관계자 역시 "취지는 좋지만 그리 반가운 얘기가 아니다"며 "사랑티켓처럼 할인 액수만큼 지원해 준다면 모를까 단지 좌석이 남는다고 싸게 공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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