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측정 위드마크 증거안돼'엄격 증명있어야 증거 인정'
음주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WIDMARK) 공식에 의한 음주측정치는 범행 전 음주량 등 공식적용의 전제사실들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죄증거가 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독일에서 개발된 위드마크 공식은 뺑소니 등으로 음주운전자의 호흡이나 혈액으로 음주정도를 곧바로 잴 수 없을 때 시간당 평균 0.015%씩 혈중알코올 농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음주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계산하는 기법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지창권·池昌權대법관)는 6일 음주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내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6)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시, 징역2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과학공식에 의한 수치가 유죄증거가 되려면 공식적용의 전제가 되는 구체적 사실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며 『위드마크 공식의 경우범행 전 음주량, 음주시각, 평소 음주정도 및 체중 등에 대한 증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추산한 혈중알코올 농도 측정치가 유죄증거는 될 수 있지만 그 전제조건으로 공식에 적용되는 요소에 관한 엄격한 증명을 필요로 한다는 최고법원의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윤종열기자YJYUN@SED.CO.KR
입력시간 2000/07/0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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