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새해 내각제 공세 강화

새해 최대 정치쟁점으로 알려진 내각제 논의가 좀처럼 수그러들지않고있다.공동집권 여당인 자민련은 지난 23일 전국지구장위원당 회의에서 오는 99년말까지 내각제 개헌 논의를 완료키로 결의함에 따라 새해 벽두부터 내각제 개헌 논의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자민련은 이를 위해 우선 내년 2월부터 김용환 수석부총재를 중심으로 당내 내각제개헌추진위를 본격 가동키로 했다. 이처럼 자민련이 연내 각종 민생현안 처리와 경제청문회라는 당면과제에도 불구하고 최근 내각제 개헌 논의에 가속페달을 밟는 이유는 우선 새해 연초부터 불가피하게 공론화될 내각제 개헌 논의의 분위기를 고조 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박태준 총재와 박준규 국회의장 등 대구·경북(TK)중진들이 잇달아 제기하는 「내각제 시기 조절론」등에 대해 일찌감치 쐐기를 박는다는 의미도 담겨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자민련 의원들의 내부동요를 막기위한 「내부 단속용」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2년 뒤로 다가온 총선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지 10개월이 경과했지만 사실 그동안 자민련은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공동정권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중심제가 갖는 권력의 집중 구도에서 소외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떨쳐버리기가 힘든 게 사실이었다. 만약 현재의 권력구도가 계속될 경우 자민련으로서는 김대중 대통령 임기내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자민련은 새해 초부터 내각제개헌 추진위를 중심으로 당내 이견 조율 및 야당 동조세력을 규합한 뒤 내년 8월 개헌안 발의, 9~10월 국회 의결, 9~12월 대국민 홍보, 12월 국민투표 등 새해의 내각제 추진 스케줄을 대충 잡아놓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의 의도대로 내각제 개헌 논의가 매끄럽게 진행될 지는 불투명하다. 따라서 내각제 개헌 약속이 지켜질 수 없는 상황이 닥칠 경우 김종필 총리가 이끄는 자민련의 선택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金총리 직계 정치인들은 『만일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金총리는 공동여당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현실주의자인 金총리가 독자노선을 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반론도 만만치않다.【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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