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은 대사관을 좋아한다?

재벌은 대사관을 좋아한다? "우리도 대사관을 유치해야지." 요즘 삼성 본관 근처에 자리한 대한상공회의소와 신한은행 본점 관계자들이 심심찮게 내놓는 '푸념'이다. 삼성이 주요 빌딩에 외국 대사관을 유치하면서 인근 빌딩에서 유탄을 맞고 있기 때문.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는 대사관 주변 반경 100m 내에서는 집단시위가 금지돼 있다. 그래서 '재벌은 대사관을 좋아한다'는 말이 생겼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 삼성은 올들어 국세청이 자리한 종로 삼성타워(온두라스대사관)와 태평로 삼성본관 옆 삼성생명빌딩(엘살바도르대사관)에 대사관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에앞서 본관 옆 삼성별관에는 싱가포르대사관을 유치, 3개의 '집회금지빌딩'을 갖게됐다. 이에 따라 삼성을 상대로한 '재벌 불법세습 척결대책위'와 '해고자 복직투쟁위'등의 시위가 삼성본관 앞에서 남대문 대한상의 앞과 신한은행 본점 옆으로 이동했다. 유탄을 맞은 상의와 신한은행 등 인근 기업 관계자들은 "시위대의 확성기 소리로 정상적인 근무가 어렵다"며 "대사관을 유치하는게 최선책인 것 같다"며 푸념. 정부 중앙청사 후문과 맞닿아 있는 현대상선도 빌딩앞에서 노동ㆍ시민ㆍ농민단체 등이 정부를 상대로 집단시위를 하자 파나마 대사관을 유치했다. 회사측은 "김충식사장이 한-파나마 친선협회장이다"며 그 배경을 강조하면서도 각종 시위에 따른 몸살을 앓지않게돼 다행이라는 표정은 숨기지 않고있다. 한화는 장교동 사옥에 그리스 대사관을 유치했고, 교보빌딩과 이마빌딩 등 광화문 일대 빌딩을 가진 기업들은 다수의 외국 대사관을 유치해 놓고있다.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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