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최근 장중 한 때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물류ㆍ택배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 한진, 현대택배, CJ GLS 등 물류ㆍ택배업체들이 자체 경쟁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원가 상승 요인까지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업체들의 시름이 깊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유가 행진이 이어진 이래 육상운송 비중이 큰 택배 업체의 경우 원가에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내외까지 상승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전체적인 물류 원가는 급증한 반면 운임은 되려 하락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점도 업계를 곤혹스럽게 하는 부분이다. 중소 업체의 난립 및 경쟁 심화로 공급이 수요분을 초과하면서 현재 업계의 운임은 지난 2000년경 보다 50% 정도 하락한 실정이다. 게다가 30% 수준을 지속했던 전체 택배시장의 성장세도 내수 위축 등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 새 10%대로 떨어진 상황이어서 각 업체마다 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실지로 대한통운의 경우 육상운송 1/4분기 매출이 지난해 1,046억원에서 올해 1,03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진은 1/4분기 매출이 지난해 1,661억원에서 올해 1,750억원으로 늘어났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4억원에서 74억원으로 28% 가량 줄었다. 물류ㆍ택배업계는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배송차량의 공차율을 최소화하며 대기 시 공회전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한 각종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아웃소싱 비중을 높이는 등 저원가 체제 구축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필수적인 고정비를 더 이상 줄이기 어려운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한 물류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자체 육상 수송 비중이 많은 대한통운, 한진 등에 비해 현대택배, CJ GLS 등 소형 트럭 및 대리점 사업자 체제인 업체의 경우 상황이 나은 편이다. 그러나 이들마저도 이미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는 게 업체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CJ GLS 관계자는 “직접 유류비용을 지불하는 대형 간선차량이 80여대 수준이어서 이들에게만 10% 정도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한다”면서도 “대리점 사업자들에게 주는 수수료를 더 이상 올리기 힘든 만큼 이들 사업자의 압박 요인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물류업계 관계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단순한 엄살이 아니라 심각한 수준”이라며 “현재 지급되는 유류 보조금 외에 원가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