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불황에 대비하라" 비상
"수익우선" 광고축소등 경비절감 박차
백화점업계가 경기침체 및 저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생존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불황으로 10월 이후 백화점업계의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선 데다 할인점, TV홈쇼핑, 인터넷쇼핑 몰 등 타 업태의 성장으로 백화점 입지가 약화, 업체 마다 저 성장기에 대응하기 위한 내년도 전략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백화점 시장규모는 지난 97년 12조3,000억원에서 IMF시기인 98년 11조3,000억원으로 내려앉았다가 99년 13조2,000억원으로 올라섰으며 올해 15% 성장한 15조2,000억원(추정치)에 이어 내년에는 16조9,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현대투자신탁증권 전망).
그러나 매출 증가에도 불구 지난해 백화점 업계의 매출액 순 이익률은 평균 2~3%선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올해와 내년의 경우 순 이익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업체 마다 불황기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줄어들자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최근 패션상품에 대해 입점 수수료를 인상했다. 입점 수수료는 백화점이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판매업체로부터 받는 것으로 롯데는 여성의류 및 아동복 매장에 대해 수수료를 기존 36%에서 37%로 올렸다.
롯데는 또 내년부터 판촉비나 광고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자사카드 우대행사도 줄이는등 수익 위주의 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함께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e커머스 사업의 수평계열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내년부터 백화점, 면세점, 할인점 마그넷, 레몬(대형 슈퍼마켓), 편의점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롯데닷컴 등의 소매업과 물류업체인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등을 한데 묶는 작업을 내년부터 본격화, 물류ㆍ정보화ㆍ고객관리 등을 통합해 최적의 효율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또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듦에 따라 신규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TV홈쇼핑 사업을 따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남상권에서 영업중인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이 최대 수익점포였던 현대로서는 롯데와 신세계의 강남 진출로 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만큼 새로운 수익모델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현대는 또 이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가동된 CRM(고객관계 마케팅) 시스템을 최대한 활성화, 불특정다수를 겨냥한 매스 마케팅보다는 초우량고객 대상으로한 타깃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체상표(PB) 상품 확대로 마진율도 높이고 타업체와 차별화도 꾀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백화점 PB상품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JC페니, 시어즈 등 미국 백화점의 경우 경기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을 PB상품으로 극복했으며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회사이익의 85%를 PB상품에서 벌어들인다는 목표를 세워놓을 정도로 PB상품이 활성화 돼 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미국식 백화점 경영을 벤치마킹, 현재 10개인 패션 PB브랜드를 내년에 스포츠의류, 여성의류 각 1개씩 2개를 신규로 개발, 선보일 계획이며 PB상품 매출 비중도 올해 총매출의 5%에서 내년에는 8%로 높일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PB상품은 백화점에서 직매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재고 부담 등 위험도가 높지만 그만큼 수익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효영기자
입력시간 2000/11/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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