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내가본 한명숙장관] 여성운동 패러다임 바꾼 주역

소탈한 성품·인간관계도 원만내가 한명숙 장관을 처음 안 것은 그가 학생 때로 벌써 40년이 되었다. 그러나 그 40년은 보통사람의 80년도 더 되는 긴 시간이었다고 생각될 만큼 많은 일이 있었다. 그레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가지만 소개하려 한다. 권위주의 시대인 60년대, 그의 남편 박성준씨는 시국사건으로 신혼 초에 투옥되었다. 그의 아내인 한 장관도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으로 2년간 수감되기도 하며, 13년 반 동안이나 남편의 옥바라지를 했다. 너무나 고생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며 참으로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새롭다. 둘째로, 그는 내가 주도하는 크리스챤 아카데미에서 여성교육을 담당했다. 또 수원의 '내일을 위한 집' 원감으로 여성중간집단 교육을 통해 '남녀간 성차별 철폐', '여성의 인간화' 교육에 전력을 기울이는 등 한국여성운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에 큰 공헌을 했다. 말하자면 그때까지의 여성운동의 근원적인 방향을 바꿔버린 교육과 운동을 오늘날까지 지속해 여성부 장관이 된 것을 보며 참으로 감개무량했다. 셋째로 한 장관의 인간성이다. 흔히 보통 여성 같으면 그 고된 시련 속에서 견디더라도 좌절로 인해 계속 나약해지던지 아니면 한 맺힌 삶 속에서 거칠고 과격해지기 쉽다. 그러나 한 장관은 뿌리깊은 신앙심에서 고된 시련과 억울함을 순화시키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부드러운 성품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살아 왔다. 그의 삶을 보며 나는 항상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제 그 길고 긴 고통 속에서 닦아온 경륜이 여성 인간화를 위한 정책수행에 꽃피우고 열매 맺게 되리라 기대한다. /강 원 용 (평화포럼 이사장)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