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할인점인 E마트가 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선진경영기법으로 무장, 국내시장에 진출한 세계 굴지의 다국적 유통업체 월마트와 까르푸에 비해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6일 한국유통산업연구소(소장 서영철·徐英哲)가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된 지난해 결산보고서를 기초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13개 점포를 보유한 E마트는 2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흑자를 기록한 반면 각각 6개와 4개 점포를 가지고 있었던 까르푸와 월마트는 489억원과 31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E마트는 또 지난 한햇동안 8,937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 97년에 비해 47.2%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3,326억원과 2,887억원으로 전년대비 20.8%와 24.2%의 매출을 기록한 까르푸와 월마트를 매출 및 신장률에서 모두 압도했다. 점포의 평당 매출액에서도 E마트는 3,835만6,000억원으로 까르푸(1,847만8,000만원)와 월마트(2,092만원)를 앞섰다.
특히 할인점 경쟁력을 평가하는데 주요 척도로 활용되는 상품회전율과 순매출액대비 비용구성율 등에서 E마트는 까르푸와 월마트를 월등히 앞섰다.
순매출액을 재고자산으로 나눈 상품회전율의 경우 E마트는 30.26회로 월마트(14.02회)와 까르푸(12.62회)를 2배 이상 능가했다. 상품회전율은 높을수록 적정재고를 가져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영업생산성이 높고 장사가 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매출액에서 판매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인 점포운영 경비비율도 E마트는 9.5%로 까르푸(16.9%), 월마트(12.5%)보다 훨씬 높다. 점포운영 경비비율은 낮을수록 가격경쟁력이 높아 고객에 보다 값싸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거대한 자본력과 뛰어난 노하우, 시스템을 갖춘 세계적인 할인점일지라도 한국시장 공략이 수월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국적 할인점들이 한국인의 의식과 식생활에 맞는 상품 운영, 한국형 할인점 구축 등을 통해 현지화에 박차를 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동본 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