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정무위] 이통사 '가격담합' 싸고 격론

김재홍 의원 내부문건 공개-CEO들 "요금인하 공조 사실무근"
"공장도가 부풀려"에 "매주 가격 조정" 답변
에쓰오일 제외 정유 3사 이중가격 공방도

가격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유사와 이동통신사가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관련 업계는 정무위 의원들의 주장에 반박하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7일 공정위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동통신사ㆍ정유사의 최고경영자(CEO)들과 가격 담합 의혹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김재홍 열린우리당 의원은 KTF의 ‘업무추진 실적과 성과’라는 내부문건을 공개, “이 문건을 보면 ‘회사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면밀하게 대응해 요금 인하를 최소화하겠다’고 돼 있다”며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통사 CEO들은 이 같은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요금 인하와 관련해 다른 회사와 공조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우리는 요금 인가 대상 사업자라 그렇게 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저가요금제 출시 저지 의혹에 대해서도 김 사장은 “지난 2004년 5월에 정통부에 ‘패밀리 무제한 요금제’를 신청하려고 했었지만 인가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생각된다”며 “KTF의 저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역시 “이통사업자 임원들간에 업무와 관련, 어느 정도 상호 협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상호간에 요금을 협의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양측의 공방이 오간 뒤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김 의원이) 문건자료를 주시면 검토해 보겠다”고 원론적으로만 답하는 데 그쳤다. 정유사의 이중가격 문제를 놓고서도 공방은 이어졌다.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은 정유사들의 이중가격 문제에 제기하며 “S-Oil을 제외한 정유 3사들이 부풀려진 공장도가격을 고시해 소비자들을 현혹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진 의원은 “휘발유 가격의 공장도 가격을 보면 S-Oil의 가격이 다른 3사에 비해 50원가량 낮고 실내등유와 경유는 각각 60원, 70원 정도 낮다”고 지적했다. 신헌철 SK(주) 사장은 이에 대해 “고시한 가격은 판매가격이 아니라 ‘기준’일 뿐”이라며 “고시에서는 판매가격을 보고하라고 하는데 사후적으로 판매하는 결과를 가지고 사전에 예측해서 보고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명영식 GS칼텍스 사장도 “공장도가격 고시는 의무사항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3사가 담합을 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국제 제품가격 변동으로 매주마다 가격을 조정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