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자산 1경 돌파

'GDP의 9배'… 개인 재무건전성 2년9개월만에 최고
한은, 2분기 자금순환동향

국내 총 금융자산 1경(京)원 시대에 들어섰다. 덕분에 개인의 재무건전성은 2년9개월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부채보다 자산이 더 빨리 늘었기 때문인데 하지만 부채 역시 석 달 만에 14조원이 다시 늘어나면서 877조원에 이르렀다. 자산이 많은 사람들은 주가 상승 등으로 웃을 수 있겠지만 빚이 늘어나는 사람들은 "그 많은 돈이 다 어디로 갔나"라며 자조 섞인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자금순환 동향(잠정)을 보면 올 2ㆍ4분기 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 금융자산은 1경3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에 비해 2.6% 증가했다. 총 금융자산이 1경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9배에 이르는 규모다. 금융자산은 경제 규모가 커지고 주가 상승 등 금융시장이 확장되면서 지난 2008년 4ㆍ4분기와 지난해 4ㆍ4분기를 제외하고 줄곧 증가세를 보여왔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금융법인의 금융자산이 4,717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개인 부문은 2,053조6,000억원이었다. 이밖에 비금융법인(기업)의 금융자산이 1,527조9000억원, 정부가 795조원 등을 기록했다. 자산 못지않게 부채도 많이 늘었다. 개인 부문의 부채는 1ㆍ4분기 말 863조6,000억원에서 3ㆍ4분기 말에는 877조7,000억원으로 14조1,000억원이 많아졌다. 상거래신용 등을 포함한 부채 총액은 2ㆍ4분기 말 현재 937조원이었다. 다만 부채보다 자산이 더 많이 늘어난 덕에 개인의 금융자산은 2ㆍ4분기 말 현재 금융부채의 2.33배로 2007년 3ㆍ4분기 말의 2.35배 이후 가장 높았다. 개인의 금융자산-부채비율(분기 말 기준)은 지난해 1ㆍ4분기 2.16배, 2ㆍ4분기 2.24배, 3ㆍ4분기 2.29배, 4ㆍ4분기 2.28배, 올 1ㆍ4분기 2.31배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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