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적성검사 통지를 제대로 받지 못해 검사를 못받았어도 그 책임은 운전자 본인에게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1종 운전면허 적성검사 기간에 정기 검사를 받지 않은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된 홍모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광주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운전면허 소지자는 면허증만 꺼내봐도 자신의 적성검사 기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도 이를 하지 않은 것은 운전자 과실이라는 취지다.
홍씨는 운전면허 적성검사 기간인 2010년 2월부터 8월까지 사이에 정당한 사유 없이 검사를 받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만원을 선고받았다.
반면 2심은 운전면허시험관리단이 2회에 걸쳐 집으로 보낸 검사 안내 통지문이 제대로 송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이 고의로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운전면허증을 발급하면서 적성검사를 받을 의무에 관해 알리고 있고, 면허증에도 검사를 받지 않을 경우 면허취소 등 불이익에 관해 명시돼 있으며 도로교통법상 적성검사 기간을 별도로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적성검사 통지는 단지 관할기관이 국민 편의를 위해 사전에 해주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며 “면허증만 꺼내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 것은 기간 내에 검사를 받지 못하는 결과에 대한 방임이나 용인의 의사가 있고, 피고인에게 검사 미이행의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