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 "BUY 유로貨"

달러화 매력 상실·금리차 축소등 영향
亞·유럽·OPEC國 보유비중 계속 늘려

달러약세와 함께 보유 외환에서 달러표시 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유로화 표시 자산의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유럽, 아시아, 중동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분기별 세계금융시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중앙은행들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도 달러 대신 유로화 등 강세 통화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최근들어 달러화가 계속 약세를 나타내자 러시아 등 유럽국가들도 보유 외환 가운데 유로화 등 강세통화의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BIS는 보고서에서 “아시아 중앙은행들과 OPEC 회원국들이 달러화 비중을 줄이는 대신 특히 유로화 보유 비중을 높여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유로화 표시 자산 비중이 늘어나고 달러화 자산비중이 줄어드는 추세가 계속될 경우 경상수지 적자를 줄여나가려는 미국의 노력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경상적자는 지난 2ㆍ4분기 말 현재 1,662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5.7%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이는 결국 미국이 달러가치를 유지하려면 하루에 18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BIS는 특히 OPEC 회원국들의 경우 지난 2001년 3ㆍ4분기부터 유로화 등 다른 통화 비중을 늘려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보유 외환 가운데 유로화의 비중은 지난 2001년 9월말에는 12%에 그쳤으나 올 6월말에는 20%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달러자산의 비중은 75%에서 61.5%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OPEC 회원국들이 “지난 2001년 3ㆍ4분기 이후 달러가 아닌 유로 등 다른 통화 자산을 확보하는데 치중했다”면서 “미국과 유럽간의 단기 금리차가 좁혀진 것도 한가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98년 12월부터 2001년 3월까지 미국의 단기금리는 유로존에 비해 평균 2.1%포인트 높았지만 2001년 4월부터 올 6월까지는 그 차이가 평균 1.3%포인트로 좁혀지면서 달러 자산의 매력을 상대적으로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보고서는 지난 78년 이후 유가가 상승할 때는 OPEC의 금융자산 비중이 늘어나는 반면 유가가 떨어지면 금융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지난 2002년 2ㆍ4분기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즉 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OPEC 회원국들이 국제 금융기관에 집어넣은 자금은 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OPEC 회원국들이 해외가 아닌 자국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경우가 늘어났거나 금 또는 국채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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