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로드웨이를 다니며 우리 어깨를 쭉 펼 수 있게 됐다. 우리 공연 제작사의 작품이 브로드웨이 극장에 처음으로 개런티를 받고 올려지는가 하면 국내 뮤지컬 제작사가 투자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막을 올리기 때문이다.
무대공연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 진출에 나서는 것은 비언어퍼포먼스 PMC프로덕션(대표 송승환)제작의 `난타`가 그 주인공이다. 브로드웨이 42번가 뉴빅토리극장에서 2003~2004년 시즌 오픈작으로 선정, 25일부터 4주간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게 된다. 개런티는 주당 3만5,000달러, 4주간 14만달러(약1억7,000만원)이다.
그리고 브로드웨이 작품의 공동제작사로 나선 곳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등으로 유명한 공연 제작사 롸이즈온(대표 문영주)이 자사 브랜드 제미로의 이름으로 투자한 뮤지컬 `리틀 샵 오브 호러`가 그것으로 10월2일 브로드웨이 52번가에 위치한 버지니아 시어터에서 오픈한다.
영문이름 `COOKIN`으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난타`는 이번 공연 기간 중 `great`평점이 나올 경우 바로 오프 브로드웨이에 상설 전용관 설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미로는 `리틀 샵 오브 호러`에 참여함에 따라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 한국의 뮤지컬 제작사로서 선을 보이게 되었으며 오랜 역사의 선진 제작 노하우를 습득하고 또한 국내 작품의 수출 라인을 형성하게 되었다.
모두가 한국 무대공연의 뉴욕 장기공연과 함께 세계적인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무대로 비평가와 관객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에 그 귀추가 주목된다.
`난타`의 제작사 PMC프로덕션은 “개런티를 받고 정식초청을 받아 공연하는 것은 아시아 권에서는 처음”임을 강조했다. 뉴 빅토리 시어터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마리 로즈가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하여 난타전용극장에서 `난타`를 관람한 뒤 공연유치에 적극적 관심으로 보여 곧바로 계약이 성사됐다. `난타`가 공연되는 뉴빅토리극장은 뮤지컬의 아버지 오스카 해머스타인이 1900년 42번가에 지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유서깊은 극장이다. `난타`의 해외배급을 대행하고 있는 `브로드웨이 아시아`는 `프로듀서` `헤어스프레이`등 최근 토니상을 휩쓴 작품들을 제작한 리처드 프랭클린 자회다. `마유마나` `스텀프` 등 브로드웨이 유명한 작품들을 아시아로 배급하고 있으며, 역으로 아시아 공연을 세계로 배급하는 일도 하고 있다.
한편 제미로가 투자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리틀 샵 오브 호러`는 자신이 사랑하는 `오드리`라는 여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아주 작은 화초와 자신의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적인 계약을 맺게되는 순진한 꽃집 점원 시모어의 이야기다. 남자주인공인 시모어 역에는 헌터 포스터가, 여주인공 오드리로는 뮤지컬 `미녀와 야수`에서 벨을 열연했던 케리 버틀러가 출연한다.
제미로는 지난 1월31일 계약을 맺고 뮤지컬 `리틀 샵 오브 호러`에 공동제작자로 참여하였다. 총 제작비의 일정지분을 투자하고 기획, 제작 전반에 관한 리포트를 받고 있으며, 수익배분 이외에도 `리틀 샵 오브 호러`의 국내 공연시 최우선적으로 제작사로 선정될 권리를 보장받았다.
제미로는 그간 `오페라의 유령` `캣츠`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등으로 맺어온 영국 웨스트앤드의 유명 제작사와 더불어 브로드웨이 유명 뮤지컬 컴퍼니이자 리틀 샵 오브 호러의 메인 제작사인 리처드 프랭클 프로덕션(RFP)과도 파트너쉽을 맺게 되었다. 투자연결은 RFP의 아시아 에이전트인 브로드웨이 아시아를 통해서 이뤄졌다.
1960년 로저 콜맨의 저예산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뮤지컬 `리틀 샵 오브 호러`는 1982년 5월 처음 뮤지컬로 제작되어 WPA극장에서 초연을 가졌다. 그해 7월에는 넌버벌 퍼포먼스 `스텀프`가 올려졌던 오프 브로드웨이의 오피움 극장으로 옮겨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으로서는 전례없었던 2,200회 이상 공연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또한 1983년 뉴욕의 드라마 비평가 협회로부터 베스트 뮤지컬 상을 수상하였으며, 그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1986년 뮤지컬 영화로 다시 제작되었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