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MB정부 실세 용퇴론은 온당"

"당내 계파 갈등 또 시작" 관측

4∙11 총선이 다가오면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MB 정부 실세 용퇴론'이 다시 떠올랐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핵심 인사들이 연이어 용퇴론을 언급하며 현 정권과의 선긋기에 들어가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30일 "당을 이 상황으로 이끌어온 데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한 분들은 책임질 각오를 하는 게 가장 온당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책임을 져야 하는) 본인들이 얘기를 안 하니 다른 사람들이 (용퇴를) 얘기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비대위 구성 초기 MB 실세 용퇴론을 제기했던 이상돈 비대위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25%(물갈이)보다는 상징적인 인물이 있는지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며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를 망쳤던 상징적인 인물들이 있지 않냐"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친이명박계 핵심인 이재오 전 특임장관을 비롯해 안상수∙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위원은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했던 나경원 전 의원의 중구 출마와 관련해서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또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하루 전인 지난 29일 김세연 의원이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당내에서 책임 있는 인사들이 결단할 때가 됐다"고 한 것과 더불어 연이어 비대위원들이 다시 MB 실세 용퇴론을 들고 나온 것은 디도스 공격과 돈봉투 사건 등 한나라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버리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의원의 용퇴론 발언 이후 이재오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시골에서 어른들이 철없이 나대는 아이들을 보고 '천똥인지 지똥인지 모르고 설친다'고 한다"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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