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치 과정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고소ㆍ고발돼 출국이 금지된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 원장을 언제 소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당장 원 전 원장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전직 국정원장이 퇴임 직후 출금 조치된 만큼 당사자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장의 정치관여 금지 규정(국정원법 9조)을 어기고 국내 정치에 불법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국정원 내부문건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2009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정원 인트라넷에 '원장님 지시ㆍ강조말씀'이라는 제하에 '대선 과정에서 종북좌파의 사이버 선전ㆍ선동에 적극 대처,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 주력 사업 홍보, 민주노총ㆍ전교조 등 종북좌파 규정'의 내용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민노총과 4대강범대위 등은 원 전 원장을 국정원법 위반,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했으며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도 '국정원 여직원 댓글'과 관련해 원 전 원장을 고소했다. 전교조도 25일 원 전 원장을 직권남용ㆍ명예훼손 등으로 고소·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원 전 원장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공소시효가 6개월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포함된 만큼 새 검찰총장 취임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원 전 원장이 해외에 호화주택을 구입했다는 의혹 등 개인비리가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검찰의 출금 조치가 단순히 고소·고발에 국한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