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리모델링 분양 불허 요청
내달 2일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제8차 서울시 동시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여전히 높게 책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동시분양에 리모델링 아파트가 처음 참여한 가운데 그동안 과다분양가 업체에 대해 분양가 자율 인하만을 요청해 온 소비자단체가 이 아파트의 분양가책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처음으로 분양불허를 시에 요청해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모임'(이하 소시모)은 22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차 동시분양에 참여한 재건축 8곳, 재개발 1곳, 일반분양 3곳, 리모델링 1곳 등 13개 아파트(12개 업체)의 분양가 평가결과를 토대로 전체 아파트 분양가를 인하토록 하고 리모델링 아파트는 분양을 불허할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소시모에 따르면 리모델링 아파트인 강남구 압구정동 D건설(81, 85평 56가구)의경우 건축비가 표준건축비의 291%, 대지비는 원가의 373%로 높게 책정되면서 평당분양가가 2천387만원으로, 원가의 341%나 됐다.
소시모는 "이 아파트는 24%의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 땅을 매입하고, 이에 대한금융비용을 분양가에 전가하는 한편 가구당 광고비로 4천640만원을 책정하는 등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도 "신축이나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 아파트의 분양가가이처럼 높은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현행법상 분양을 불허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외에 건축비의 경우 양천구 목동 I건설이 표준건축비의 223%(589만원), 강서구 화곡동 L건설이 168%(458만원), 대지비는 I건설이 원가의 259%(750만원),성동구 마장동 K건설이 211%(790만원) 등 높게 책정된 것으로 평가됐다.
또 K건설의 경우 조합원 부담을 낮추기 위해 평당 분양 대지비를 취득원가에 비해 약2배 인상, 분양한 데 반해 화곡동 T건설은 조합원이 가구당 1억6천만원을 부담하는 등 재건축 아파트 5곳의 분양가가 조합원과 일반 분양자간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광고선전비나 견본주택 운영비 등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업체도 많아 K건설은예비비로 가구당 880만원을, I건설은 광고선전비로 모두 6억5천만원을 각각 책정했으며, L건설은 조합원과 상관없는 법인세 등 28억여원을 총사업비에 포함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소시모는 이밖에 "6개 업체의 계약면적 대비 전용면적이 60% 이하여서, 이들 업체의 분양가는 사실상 더 높은 금액이며 상당수 업체의 분양신청서가 견본주택 운영기간과 계산상 기간이 차이가 나는 등 객관성과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보완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