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쇼핑시대 활짝

"내가 사려던 물건 TV에 다있네"먹거리부터 가전제품 총망라… '쇼핑 외출' 옛말 "요즘 아침시간 TV는 드라마보다 쇼핑하는 재미가 더 쏠쏠해요. 홈쇼핑을 이용하면 다양한 제품을 구경할 수도 있고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요. 여기에 시간도 절약되니 일석삼조라고 할 수 있죠. "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주부 김선희(35)씨는 이제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 오프라인 매장보다 안방에서 쇼핑을 즐긴다. 중소기업에서 만든 아이디어 상품은 물론, 가전제품, 의류, 먹거리부터 속옷까지 홈쇼핑을 애용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입 소문으로 홈쇼핑의 장점을 선전하고 다닐 정도다. ◆ 쇼핑 트렌드가 바뀐다 온라인 유통이 발달하면서 대표적인 오프라인 상품들이 속속 온라인으로 넘어오는 등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이 꼭 눈으로 보고 확인한 다음에나 물품을 구입하는 쇼핑관행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제 가전제품 같은 규격화 된 제품들이 홈쇼핑 채널의 화면을 가득 메우는 일은 없다. 의식주에 관련된 모든 제품이 홈쇼핑에 올려져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최근 여성속옷의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온라인 유통이 자리잡기 전에만 해도 여성속옷은 대표적인 오프라인 상품이었다. 실제로 입어보고 상품을 구매할 수 없는 점이 항상 고객들의 근심거리였다. 하지만 TV홈쇼핑의 경우 집에서 직접 입어보고 마음에 안 들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반품을 할 수 있는 이점을 여성 고객들이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중저가의 대중적인 속옷 브랜드는 백화점내 기반을 잃고 홈쇼핑을 통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 최고의 디자이너 이신우씨와 손잡고 CJ39쇼핑이 야심차게 출시한 '피델리아'의 경우 첫 방송 2시간 동안에 6억4,000만원이라는 경이적인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 홈쇼핑 성장 언제까지 홈쇼핑은 가정, 사무실에서 손쉽게 쇼핑을 즐길 수 있고 유통 단계를 줄여 오프라인 매장 보다 싼 가격에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 매출 전망으로 LG홈쇼핑 1조원, CJ39쇼핑 매출 7,500억원과 신규 홈쇼핑 업체들도 저마다 연 매출 목표를 4,000억~5,000억원대로 잡고 있다. 특히 케이블TV 시청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그 속도는 더욱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LG홈쇼핑, CJ39쇼핑 등 기존 업체는 물론 우리홈쇼핑, 농수산TV, 현대홈쇼핑 등 후발 업체 모두 향후 4~5년간 시장이 급팽창 할 것이라는 낙관하고 있다. 한 연구기관에서는 오는 2005년께 TV홈쇼핑 시장이 5조~7조원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 케이블 TV 가시청 가구수가 금년 말 800만명에 이르고 ▲ 온라인 유통 채널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 상승으로 신규 수요층이 유입되고 ▲ 다양한 PB(자체상표) 상품을 개발해 상품 영역을 확대하는 데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홈쇼핑을 이용하는 젊은 층의 신규 고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기존고객 중에는 30~40대 고객의 비율이 높으나, 신규고객은 20대 고객이 약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머지않아 이들이 홈쇼핑 고객의 대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향후 시장의 성장 및 확대 가능성이 아직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문단가도 연초 12만원대에서 15만원대로 늘어나 매출증대에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 선ㆍ후발업체들의 공방전 그 동안 시장을 양분해왔던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신규 업체의 출현에 대해 다소 느긋한 표정이다. 오히려 신규 3개사의 시장 진출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져 전체 시장의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 업체는 신규 업체 진출에 대비해 SO(종합유선방송 사업자)에 수백억원씩을 투자해 프로그램 방송망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6년 이상 쌓아온 방송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질을 높여 후발 업체의 도전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응 신규 업체들은 차별화를 내세워 선발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9월 첫 개국한 농수산TV는 농수산전문채널을 부각시키며 농수축산물을 주상품으로 진돗개, 타조알, 분재, 금문조, 진돗개, 북, 꽹과리 등 다양한 이색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달 15일 시험방송을 마치고 그랜드 오픈을 한 우리홈쇼핑은 '안목있는 여성을 위한 채널'이라는 슬로건으로 여성고객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또 부산, 광주 지역과 연계한 3원방송 체제를 무기로 우수 중소기업제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오는 19일 개국 예정인 현대홈쇼핑은 '고품격'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현대는 선발 홈쇼핑업체와 달리 의류 등의 고급 패션상품을 약 23% 가량 편성해 고품격 이미지를 부각시킬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대는 해외명품 등 고급 브랜드 상품 판매에도 적극 나서 의류, 액세서리, 잡화 등 해외명품의 연관판매도 병행할 예정이다. 강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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