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국영 식품회사인 코프코가 94년의 역사를 지닌 네덜란드의 거대 곡물유통사 지분을 인수해 세계 먹거리를 둘러싼 곡물 메이저 간의 치열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코프코가 최근 네덜란드 곡물유통사 니데라의 지분 절반 이상을 인수하고 홍콩의 상품거래 전문기업인 노블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등 기존 곡물 메이저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프코는 지금까지 해외 기업들의 소수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으나 지난달 28일에는 약 13억달러에 달하는 니데라의 지분 51%를 매입하기로 했다. 니데라는 지난 1920년 네덜란드·인도·독일·영국·러시아·아르헨티나 등 6개국에 거점을 둔 유럽계 주요 곡물상이 합작해 만든 회사다.
곡물 메이저인 벙기의 전 임원 필리페 데 라페루스는 "코프코를 주요 업체로 탈바꿈시킨 빅딜"이라며 "지금껏 그들이 갖지 못한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코프코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오는 2015년까지 1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코프코는 2011년 호주 수출가공 업체인 튤리슈거를 2011년에 인수하기도 했으나 투자액은 1억4,500만달러 규모에 그쳤다. 또한 2012년 거래 가능 물량을 5,000만톤에서 2015년 7,700만톤으로 늘리는 것도 목표로 삼고 있다. 프랭크 닝 코프코 회장은 타 기업과의 협력 및 M&A가 "농산물 산업에서 글로벌 기업이 되려는 코프코의 전략에 따라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장 코프코가 곡물 메이저와 본격적인 맞대결을 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인수의 주요 목적 역시 시장에서의 차익거래를 노리기보다는 농산물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의 공급망을 안정시키는 데 있다. 코프코의 지난해 매출은 317억달러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지만 이는 매출 1,37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메이저 카길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